농작물재해보험금 지급액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가 직접 사과농가를 찾아 손해율 파악에 나섰다.
17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농작물재해보험 지급보험금은 124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농협손보의 농작물보험 원수보험료 1조4466억원의 약 10%가 5월 한 달만에 지급된 셈이다. 지난해 같은달 지급보험금 2009억원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5월 농작물재해보험 지급보험금이 300억~6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매우 가파른 상승이다.
특히 5월 사과·배·단감·떫은감 등 과수4종에 대한 지급보험금이 336억4000만원으로 파악됐다. 과수4종에 대한 지급보험금은 지난해에도 594억원에 달하는 등 전체 농작물재해보험 지급보험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농업시설 다음으로 높았다. 이밖에 마늘과 양파, 고추 등 채소 15종에 대한 지급보험금은 올해 5월 1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0억원보다 늘었다.
농협손보는 이 같은 현상이 이상 기후로 인한 냉해 피해가 최근 들어 잦아진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통 과수 냉해피해는 2~3월에 집중되고 4월부터 따뜻해지면서 지급보험금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실제로 2023년 5월엔 과수4종에 대한 지급보험금이 100억원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부턴 5월에도 냉해 피해가 늘면서 과수4종을 중심으로 지급보험금이 커져 농협손보의 손해율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여파가 매년 심화하는 추세여서 농협손보 내부에서도 우려가 크다.
특히 감과 사과는 냉해에 약한 대표 작물로 송 대표가 나서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송 대표는 경남 밀양시에 있는 사과농가를 찾아 직접 '적과후착과수' 조사에 나섰다. '적과후착과수' 조사란 고품질 과실 수확을 위해 불필요한 열매를 솎아내는 '적과' 작업을 마친 뒤, 최종적으로 나무에 실제 남아 있는 열매의 개수를 직접 세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조사는 봄철 냉해 피해를 입은 과수원의 실제 착과량을 정확히 파악해 최종 손해율과 지급할 보험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송 대표가 폭염 속에서도 직접 과수원을 찾아 나무에 남은 사과알을 하나하나 세는 조사 과정을 참관하고 점검한 이유다. 송 대표는 현장에서 임직원들에게 "정확한 손해평가는 농가의 영농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며 적과후착과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농협손보는 앞으로도 농가에 봄철 냉해피해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재보험 등을 통해 농작물보험 손해율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송 대표 점검은 지난 5월 발생한 냉해 피해 규모를 정밀하게 파악해 공정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손해평가의 신뢰도를 높이자는 취지"라며 "재해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이미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재보험 운영을 고도화해 손익관리를 면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