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8%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2023년 1월 연 3.50%로 0.25%P 올린 이후 3년 반 만의 인상이자 통화정책 사이클의 긴축 전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지난 4월 취임 후 수차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해온 만큼 이번 인상은 시장금리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추가 인상 시기에 쏠리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과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 등을 감안할 때 8월이나 10월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5년 혼합형(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77~7.49%로 집계됐다. 전날 대비 하루 만에 상단 0.08%P, 하단 0.03%P 각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불과 한 달여 전과 비교하면 상단이 0.1%P 이상, 하단이 0.6%P 가까이 뛰었다.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해 오른 영향이다. 한은이 연내 한 차례 이상 추가 인상에 나설 경우 주담대 고정금리 상단이 연 8%대에 진입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변동형 주담대 차주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연 3.05%를 기록하며 1년 5개월 만에 처음 3% 선을 넘어섰다. 전월 대비 0.15%P 급등한 수치로, 시장금리 상승세가 예금 및 은행채 금리를 밀어 올린 결과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차주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연간 이자 총액은 1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경우 차주 1인당 연간 평균 이자 부담은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늘어난다. 금리 상승 폭이 0.50%P로 확대되면 이자 증가액은 3조7000억원, 0.75%P 오르면 5조5000억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신규 대출자들의 돈 빌릴 길 자체가 막힌 상황에서 기존 대출자들 역시 금리 인상 폭탄을 맞닥뜨리며 신규 진입 차주와 기존 차주 모두가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