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가족관계정보 자동수집 금지, 예정대로"

김도엽 기자
2026.07.23 04:05

"사전협의 대상 아니다"… 8월20일부터 '스크래핑' 제한
"주담대 필수서류 직접 제출 등 금융권 비대면 업무 차질

스크래핑 금지를 둘러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법원의 입장 차이/그래픽=이지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의 스크래핑 금지조치로 금융소비자가 주요 서류를 직접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했다. 개보위가 사전협의 등 유예방안을 내놨지만 법원이 이를 받지 않고 '스크래핑 전면금지'를 추진해서다. 비대면 금융업무에 대폭적인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2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법원은 서버 내 정보 스크래핑을 다음달 20일부터 전면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앞서 개보위는 다음달 20일부터 정보주체의 대리인인 금융사 등의 공공시스템 운영기관 정보 스크래핑을 금지하고 API망(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으로 정보를 받도록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대신 개보위는 기관의 API가 구축될 때까지 대리인과 기관이 사전에 협의를 마치면 스크래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7월14일자 본지 1면 [단독] "대출고객, 10년 전처럼 종이서류 내세요" 참조】

하지만 법원은 사전협의를 받지 않고 스크래핑을 원천금지했다. 법원 측은 기존 개보법 6조와 가족관계법률 14조를 해석해 본인·배우자·부모·자녀만이 서류를 받도록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법원 시스템 정보는 사전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정책적 결정을 내렸다"며 "개정 시행령이 아닌 기존 법률에 따라 스크래핑을 차단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당장 금융권 고객은 다음달 20일부터 금융업무에 필요한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를 직접 발급받아 금융사에 제출해야 한다. 이들 서류는 주로 일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과 신혼부부 정책 주담대, 예금우대, 상속, 상품추천, 세금환급 등에 활용된다. 특히 가족관계증명서는 주담대 심사시 필수 서류로 비대면 주담대 취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금융권에선 법 해석을 담당하는 사법부의 스크래핑 전면금지 조치가 다른 기관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다. 시행령에 따라 스크래핑이 금지되는 기관은 정부24, 국세청,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등 100곳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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