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가 내년 도입할 엔비디아 차세대 AI 칩 '베라루빈'의 예산을 랙 1대당 275억원으로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이 예상한 가격의 두 배가 넘는다. AI 칩 가격이 치솟는 '칩플레이션' 속에서도 비용을 감수하고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에 나선 것이다.
6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글로벌AI프론티어랩' 사업설명서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GPU 서버 확충 예산으로 3조8500억원을 배정했다. 전액 베라루빈 NVL72 서버 랙 140대 확보에 쓰인다. NVL72 랙은 1대당 루빈 GPU 72개와 베라 CPU(중앙처리장치) 36개로 구성돼, 루빈 GPU 기준 총 1만80장을 확보하게 된다. 과기정통부가 2028년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힌 첨단 GPU 5만2000장과는 별도 물량이다. 실제 공급량은 엔비디아 공급 사정에 따라 일부 달라질 수 있다.
랙 1대당 275억원은 외신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베라루빈 NVL72 랙 비용을 910만달러(약 123억원)로, 모건스탠리는 약 780만달러(약 105억원)로 예측했다. 정부는 GPU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 가능성과 설비 비용까지 고려해 예산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베라루빈을 AGI(범용인공지능) 등 차세대 프론티어 모델 개발에 투입한다. 앤스로픽의 초거대 AI '미토스' 공개 이후 한국도 최상위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6월 "미토스급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베라루빈 1만장 정도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140대 도입분이 정확히 그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