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실수요' 잔금·이주비 대출 푼다..전세·기존대출은 규제강화 예고

권화순 기자, 김미루 기자
2026.07.23 15:53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가계대출 주요 대책 종합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의견을 묻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23. bluesoda@newsis.com /사진=김진아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따라 실수요자의 잔금대출까지 꽉 막힌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황당 무계한 일"이라며 경계선에 있는 실수요자 대책을 주문했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이주비 대출 한도를 산출할 때는 기존 주택이 아닌 새로 지을 주택을 담보로 LTV(담보인정비율)를 산정하도록하는 규제 완화 방안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전세대출을 집값 폭등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유주택자 전세대출 제한을 예고했다. 특히 기존에 대출을 받은 사람들에 대해 '기득권'에 비유하며 신규 대출 수준의 규제 강화 및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 "정책 바뀌었다고 잔금대출 막혀? 황당무계한 일...이주비대출, 신축 주택 담보로 바꿀 생각"

이 대통령은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총량규제로 인해 은행의 잔금대출이 막힌 아파트 입주 예정자 사연을 듣고 "정책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렇게 만들면 사실은 황당 무계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좀 문제가 있다"며 "경계를 그을 때 상처 입는 사람들이 최소화 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따라 연간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한도를 초과한 은행들이 실수요자의 잔금대출을 내주지 않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수원의 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는 이날 토론회에서 "2년전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 받았는데, 은행별로 대출 한도가 소진해 잔금대출을 아예 받지 못하고 있다. 잔금 대출은 규제를 예외 적용하거나 경과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확정된 건데 사후에 정책 변경을 하면 어쩌란 말이냐, 그거 믿고 했는데 그 지적은 일리가 있다"며 이억원 금융위원장에 보완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하다 보니까 개별 은행 단위에서 더 자체적으로 죄다 보니까 원래대로 나갈 수도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들은 계속 협의해서 한번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이주비 대출 규제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한 토론자는 "이주비 대출 감정평가액이 높지 않아 LTV 40%를 적용하면 1억~2억원이 나오는데 3인 이상의 전셋집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주비 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하게 규제지역에서 LTV 40%를 적용한다. 공사 기간동안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주비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종전 주택담보로 할거냐 신규 주택을 담보로 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신축으로 하게 될 주택을 담보로 바꿔줄 생각이다. 금융위가 검토하고 있다"며 이주비 대출 완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 위원장도 "그 방법을 포함해 실제 애로가 있는 부분에 대한 현실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신축 주택을 담보로 할 경우 똑같은 LTV 40% 비율을 적용하더라도 대출 한도가 늘어나 이주비 대출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생애최초 주택대출과 지방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완화 건의도 이어졌다. 미성년자 때 부모의 사망으로 주택을 상속 받은 신혼부부가 LTV 70%를 적용하는 생초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연이 이날 소개됐다. 또 제주도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방의 경우 DSR 적용을 폐지해 달라는 건의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예외적으로 판단할 여지를 만들고, 시민위원회를 도입해 심사를 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핀셋' 규제 에 공감했다.

이재명 대통령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금융분야 관련 주요 발언들/그래픽=임종철
이재명 대통령 "유주택에 전세대출 하는게 맞나..기존 대출자 과실누려, 기득권화"

신규 대출 위주의 금융규제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광수 명지대 겸임교수(광수네복덕방 대표)는 "대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지금 대출규제가 전부 다 신규 대출자에 대해서만 한다. LTV·DSR 모두 기 대출자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그게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무주택자 아니면 청년들만 규제를 받나. 기존에 대출을 많이 받아서 집 산 사들은 집값이 엄청나게 올랐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규제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도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기대출자에 대해서도 예를 들면 만기가 되면 다 상환하고, 새로운 조건에 맞춘다고 하는 건 시행하고 있다. 전에 SNS에서 얘기 해서 똑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데 그게 광범위하게 전면적으로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부모 세대, 기성세대들은 다 성장의 기회, 과실을 누렸는데 청년 세대는 새로 진입하니까 너무 어렵다. 다 기득권화 된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 이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 4월 임대사업자의 기존 대출에 대해 만기연장을 제한했으나 대출 만기가 30년 이상 긴 일반 다주택자에는 이같은 구조조정은 하지 못했다. 이날 언급에 따라서 기존 대출에 대해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은 부정적인 인식을 강하게 드러내며 추가 규제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집을 가지고 있는데 그 사람이 다른 데 전세 얻는 거에 대해서 그걸 굳이 대출을 해줘야 되나"며 " 전세대출이 너무 과한 바람에 집값 폭등의 원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100% (전세)보증으로 대출을 하니까 사기가 생긴다. 원래 집값의 60~70%가 전세가격이고 전세보증금의 70~80% 정도만 보증을 해서 대출을 했어야 하는데 집값 만큼 다 해주니까 사기꾼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현재 전세대출 보증은 수도권은 80%, 그 외 지역은 90%를 적용 중인데 전세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을 당시엔 100% 보증 해 줬다. 이같은 보증제도가 집값 폭등과 함께 전세사기 문제까지 야기했다는 게 이 대통령의 진단이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김영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제시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도 주목 받았다. 고가 주택이나 고액 대출자에게 별도의 부담금을 부과해 대출에 대한 비용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 대통령은 "대출 원금의 몇 퍼센트를 가산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나. 새로운 제도에 대해 저항이 많을 것"이라며 관심을 보였다. 김 위원은 "10억원에 1% 정도를 구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10억원의 대출을 받으면 연간 1%에 해당하는 1000만원을 부담금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예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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