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5곳 보험약관대출, 5개월만에 1.9조 이례적 급증

이창명 기자
2026.07.24 04:01

심사절차 따로 없고 이자 저렴해… 업계 "빚투 영향인듯"

생명보험 주요 5개사 올해 보험계약대출 잔액 추이/그래픽=임종철

고객이 가입한 보험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이뤄지는 보험계약(약관)대출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이 급증한 이례적인 원인으로 보험업계 내부에선 '빚투'(빚내서 투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23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기준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5개사의 보험계약대출은 41조9060억원으로 파악된다. 1월말 40조153억원 비해 5개월간 1조8907억원이 증가했다.

보험업계에서도 보험계약대출이 단기간에 이렇게 급증한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본다. 이는 대체로 증시호황에 따른 '머니무브'(자금이동) 영향이라고 생보업계 내부에선 분석한다.

특히 보험계약대출은 소득증빙이나 신용평가 등 대출심사 절차가 필요 없다. 저축성보험에 가입한 계약자들의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50~95%까지 빌릴 수 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적용되지 않고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 대출이 쉽게 이뤄지고 원할 때 부담 없이 상환할 수 있어 2금융권의 '마이너스통장'으로 불린다. 실제로 보험계약대출은 보통 생활자금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보험계약대출 신청자들은 한 번에 3000만~4000만원을 빌리며 손보사보단 저축성보험이 많은 생보사에서 주로 대출이 이뤄진다. 보험사 입장에선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이뤄지는 대출인 만큼 곧바로 대출을 내주는 분위기다. 보험계약대출을 내줘야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유지할 가능성도 더 높기 때문이다.

최근엔 저축성보험뿐 아니라 순수보장형 상품만 아니라면 보험계약대출이 이뤄지는 추세다. 다만 계약자 입장에선 보험 만기기간까지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연체시엔 보험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실제로 손보 상위 5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달말 기준 14조6791억원이지만 지난 1년간 거의 변동이 없는 수준이다. 반면 생보사들은 대출신청시 보험계약대출을 안내하거나 우편물이나 문자 등을 통해 자사 보험계약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편이다.

현재 보험계약대출의 최저금리는 은행권 신용대출보다 저렴한 편이다. 은행권 대출이 보통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으로 정해지는 반면 보험계약대출은 고객이 가입한 보험의 해약환급금 부리이율(예정이율 또는 공시이율)을 기준금리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삼성생명의 보험계약대출 최저금리는 3.25%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가 가장 저렴한 카카오뱅크(4.28%)와 약 1%포인트(P) 차이가 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로 빨리 보험계약대출이 늘어난 경우는 본 적이 없는 것같다"면서 "보통 보험계약대출은 긴급자금이 필요하거나 생활비 등으로 대출이 이뤄졌는데 이렇게 급증한 것은 아무래도 증시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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