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수 대신 "물타기냐"…경찰의 현주소

[기자수첩]박수 대신 "물타기냐"…경찰의 현주소

오문영 기자
2026.07.2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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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에 경찰 미담이라니 역겹다." "장윤기 사건 물타기냐."

최근 한 경찰관의 활약을 다룬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고수익 일자리 제안에 속아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감금된 30대 남성을 구한 이야기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은 피해자와 어렵게 연락을 이어가며 구글 지도를 활용해 위치를 특정해냈다. 이후 외교부와 주태국 한국대사관, 현지 경찰의 공조를 끌어내 구조에 성공했다.

해당 기사는 현장 경찰관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머니투데이가 2021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연재물이었다. 대개 응원과 격려가 뒤따르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기사의 의도를 의심하는 댓글이 쏟아졌고 경찰관의 성과는 빛이 바랬다. "경찰이 잘하는 것처럼 세탁한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박수받아야 할 일이 되레 비난받는 상황은 장윤기 사건으로 신뢰를 잃은 경찰의 현주소다.

범죄자 아들을 위해 증거를 없앤 경찰관, 이 경찰관을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수사 정보를 알려준 수사팀원들, 핵심 증거물의 은폐를 지시한 수사팀장. 이들의 행태는 공정한 수사를 기대한 국민을 정면으로 배신했고 공권력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경찰 지휘부는 사건이 발생하고 두 달이 지나도록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검찰이 나선 뒤에 부실 수사와 유착 정황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사실은 경찰 조직의 자정 능력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줬다.

사태는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가 사건 처리 과정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며 의혹은 윗선으로 번지고 있다. 진상을 밝혀야 할 곳이 조사 대상이 된 셈이다. 경찰청이 재발 방지책으로 순환인사제 확대 등을 내놨지만, 이를 두고도 지휘부가 현장 경찰관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권을 둘러싼 제도 개편 논의가 한창인 지금, 국민은 어느 때보다 경찰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경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진실을 밝혀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엄정히 묻는 한편,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수사와 지휘·감찰 체계도 빈틈없이 손봐야 할 것이다. 그제야 현장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경찰관의 미담도 미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오문영 사회부 기자
오문영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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