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예금보험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보험업권의 인상폭을 다른 금융업권보다 크게 올리는 방안을 내놓아 업계 반발이 예상된다. 예보료율은 업권 의견수렴과 추가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면 2028년부터 적용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보료율 인상을 추진하는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업권과 만나 보험업권에 특히 높은 예보료율을 제안했다. 현재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금융투자업에 대한 예보료율은 모두 0.15%로 같지만 보험업권, 특히 손보사의 예보료율을 큰 폭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예보료 인상 추진은 지난해 9월 예금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된 이후 예금보험기금 재원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업권간 요율 인상폭을 차별화하려는 것은 2009년 마지막 예보료율 조정 이후 금융업권마다 달라진 시장 상황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험업권에 대해선 현행보다 2~3배 높은 예보료율 인상방안까지 거론된다. 예금자보호법상 예보료율 상한선은 0.5%로 사실상 2~3배 인상시 저축은행(0.4%)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셈이다. 현재 보험업계는 은행(2024년 기준 7630억원) 다음으로 많은 2094억원(2024년 기준 생보·손보 합산)의 예보료를 내고 있는데 앞으로 부담이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생보보다 손보에 보다 높은 예보료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손보업계가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이는 예보가 출자해 설립한 예별손해보험 매각문제로 인한 부담을 손보가 분담하자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예보법상 부실금융회사를 인수·합병하거나 영업양수, 계약이전을 받으려는 매수자는 예보에 자금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예별손보 인수를 추진한 손보사들은 예보의 출연금 지원을 전제로 입찰에 나섰고 예보 측도 매수자가 요구한 출연금 지원규모를 최종 후보 선정과정에 중요한 기준으로 평가했다. OK금융그룹이 예별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예보는 예금보험기금에서 1조원 이상의 출연금을 OK금융에 지원할 예정이다. 예보가 이같은 대규모 기금지출을 앞둔 만큼 동종업계가 더 많은 분담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예보료율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예금보호 적용을 받는 부보 손보사는 22개사로 회사당 연간 평균 약 58억원의 예보료를 낸다. 예보는 재무나 경영 상황에 따라 예금보험료율을 달리 적용해 실제 부보사간 납부하는 예보료 차는 크지만 회사당 100억원 이상의 예보료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보험업계도 예보료 인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상보다 훨씬 큰 부담으로 돌아와 크게 놀란 분위기다. 실제로 예보료율 산정에는 업권에서 발생한 부도 사례나 부도 가능성을 반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라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킥스(K-ICS·지급여력) 비율 등 각종 규제를 맞춰야 하는 등 보험사 입장에선 추가비용까지 떠안게 되면 경영부담이 더 커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예별손보 매각에 드는 비용을 보험업권이 분담하는 구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며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