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세일" 연이틀 매도 사이드카에 달려든 불개미…마통 6배 폭증

박소연 기자
2026.08.04 16:38
5대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 추이/그래픽=김다나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한 지난 28·29일 개인 마이너스통장(신용 한도대출) 사용액이 급증했다. 가파른 하락세가 나타난 '공포장'에서도 증시 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여긴 개미들이 대거 '빚투'에 뛰어든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8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2054억원으로 직전 영업일인 27일(43조9644억원) 대비 2410억원 불어났다. 29일 마통 잔액은 44조4402억원으로 전일 대비 2348억원 불어나며 동일한 추이가 반복됐다.

5대 은행에서 7월 한 달 22거래일 동안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총 8920억원 증가했다. 일평균 405억원 증가한 셈인데, 시장이 급락한 이틀간 평균의 6배에 달하는 대출이 나간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과 29일 양 시장에 대한 서킷브레이커가 사상 처음으로 연이틀 발동됐다. 양일간 코스피는 각각 10.84%, 5.98% 하락했다. 코스닥은 이틀간 7.72%, 6.12% 각각 하락했다.

5대은행 개인신용대출 잔액 추이/그래픽=김다나

매도사이드카가 발동한 날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이 급증한 것은 상당 부분 개인들의 주식투자 때문일 것이란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이러한 경향성은 지난해부터 상승장 중 지속적으로 목격됐는데, 하락장에선 이 공식이 깨질 수 있단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 '롤러코스피' 장세 속에서도 주가지수 변동과 마통 사용액 규모는 뚜렷한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가변동 폭이 -1.23%였던 30일엔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44조4670억원으로 전날 대비 268억원 증가에 그쳤다. 코스피지수가 17.91% 폭등한 31일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4조1732억원으로 전날 대비 2938억원 대폭 감소했다. 주가가 내리면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이 불어나고, 주가가 상승하면 줄어드는 것인데, 개미들이 공포장에서도 주가 하락을 '바겐세일'로 여기는 경향성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단 의미다.

이는 개인신용대출 잔액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주가가 급락한 28, 29일 양일간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도 각각 2687억원, 2707억원 급증한 반면, 코스피가 급등한 31일엔 2951억원 줄어들었다.

다만 주가가 급락 시 마이너스통장의 증가세는 상승장에서보다 꺾인 모습이다. 일례로 매도사이드카가 올해 처음으로 발동된 지난 2월2일엔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사용액이 하루 만에 6090억원 불어났다. 월별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월말 41조4482억원, 6월말 43조2812억원, 7월말 44조1732억원으로 증가세도 완만해지고 있다.

이는 은행들의 마이너스통장 한도제한 등 규제가 통하기 때문이라기보다, 하락장에서 손실을 본 개인 투자자들의 시드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마통과 신용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이 당국의 가계부채 총량규제의 효과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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