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금융 세제 인센티브 나왔지만…은행권 "자본규제 완화 먼저"

백지현 기자
2026.08.04 16:46

대손충당금 손금인정 한도 1.2배 높였지만, 이미 한도 내 관리 중
RWA 자본하한 규제 일정 유예 등 자본규제 조치 '먼저'

생산적금융 관련 세제 인센티브/그래픽=임종철

생산적금융 관련 대손충당금에 세제 인센티브가 도입되지만 정작 자금줄 역할을 맡는 은행권에선 절세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법인세를 계산할 때 대손충당금 전액이 비용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세액 감면이나 위험가중자산(RWA) 자본하한 규제 완화 등이 생산적금융 확대에 더 효과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세제개편안을 통해 생산적영역 대여자금에 대해 대손충당금 손금 인정 한도를 확대했다.

대손충당금 손금 인정 한도는 금융회사가 회수 불능 채권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 중 세법상 비용(손금)으로 인정해주는 금액을 가리킨다. 기존에는 채권잔액에 1%, 대손실적률, 금융감독규정상 적립률 중 가장 큰 값을 곱한 액수를 비용처리 최대 한도로 인정해줬는데 앞으로는 생산적금융 대출에 한해 금융감독규정상 적립률의 120%까지 한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법인세는 수입에서 비용을 뺀 소득에 매기는 세금으로 손금 인정액이 많아지면 세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은행도 인센티브 대상에 포함되지만 정작 은행권에선 세금 절감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본다. 현재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법인세법상 손금한도 안에서 관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추가 적립을 감안하더라도 기대되는 법인세 절감폭이 적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이 손금한도를 초과하지 않아 모두 비용으로 처리되고 있다"며 "손금한도 조정과 같은 간접 지원보다 세액공제·세액감면 등 금융회사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병행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은행권에선 자본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나온다. 앞서 당국이 생산적금융 전환 유도 목적으로 정책목적펀드 투자 위험가중치를 400%에서 100%로, 비상장주식(단기매매 제외)에 적용되는 가중치를 기존 400%에서 250%로 완화했지만 여전히 자본규제 부담이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대출 위험가중치 자체를 건드리긴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모형 적용 RWA 값을 바젤3 규제상 표준방법으로 산출한 RWA의 일정비율 밑으로 떨어뜨릴 수 없는 이른바 자본하한 규제 일정을 유예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국내은행들은 올해 말까지 내부모형으로 책정한 RWA를 표준방법 산정 값의 6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즉 표준방법으로 100조원이 산출됐다면 내부모델로 최소 65조원 이상은 나와야한다. 은행들은 이 비율을 2027년 70%, 2028년 72.5%까지로 끌어올려야 한다.

1분기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은행의 표준모델로 산출한 RWA 대비 내부모형 산출 값은 모두 65%를 상회한다. 기업대출을 비롯한 생산적금융을 늘리는 동시에 자본하한 규제도 맞춰야하는 이중과제를 안고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바젤3 최종안을 준수하기로 한 이상 획기적으로 건전성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며 "자본하한규제는 국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나라가 많지 않아 그나마 도입 시기를 약간 늦추는 식으로 유예할 여지는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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