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0만원 이하 금융분쟁, 금융사 소송 못하고 무조건 수용한다

권화순 기자, 김미루 기자
2026.09.30 16:30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편면적 구속력' 도입, 1000만원 이하 분쟁조정 결정액으로 가닥
금융회사 재심권 제한적 허용 및 분쟁조정 독립성 강화 보완책도 마련키로

국가별 편면적 구속력 적용 금액(상한)/그래픽=김다나

금융감독원이 분쟁조정(배상액)을 결정하면 소비자가 거부하지 않는 한 금융회사가 의무적으로 조정안을 따르도록 하는 ' 편면적 구속력' 제도의 기준이 '결정액 1000만원'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금융분쟁의 약 50~60%는 법원 소송 없이 금감원 분쟁조정으로 최종 완료될 전망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분쟁조정의 편면적 구속력 도입의 기준금액을 '분쟁조정위원회의 1000만원 결정액'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감원 분조위가 금융회사에게 "1000만원 이하로 배상하라"고 분쟁조정을 결정하고, 소비자가 이를 수용하면 금융회사는 조정안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편면적 구속력이란,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의 소액 분쟁이 발생할 경우 금감원 분쟁 조정안을 금융회사가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하는 제도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영국, 독일, 호주 및 일본 등에서는 시행되고 있으나 국내에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소송에 비해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신속한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반면 금융회사는 재판을 받을 권리가 일부 침해 당하는 문제점도 있다.

편면적 구속력이 적용되는 소액 분쟁조정의 금액 기준을 얼마로 설정하냐에 따라 금융회사와 소비자의 유불리도 갈린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상의 소액분쟁은 2000만원 이하로 정의된 만큼 당초엔 분쟁조정 신청 금액 기준으로 2000만원 이하가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국회에 발의된 법안도 대부분 2000만원이 기준금액이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소비자의 자의적 판단이 반영된 신청금액 보다는 분조위 결정금액을 적용해 가급적 불확실성을 줄이기로 했다. 결정금액 1000만원 이하를 적용하면 금융분쟁의 50~60% 가량은 편면적 구속력 대상에 들어올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4년 기준 금융분쟁은 총 2만4175건으로 이 가운데 1000만원 이하가 58.5%, 2000만원 이하는 66.8%였다.

금융회사의 재판 받을 권리가 제한되는 만큼 금융당국은 절차나 내용 상의 오류가 확인된 경우 금융회사의 재심(소송)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금감원 분조위의 독립성·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분조위원장을 금감원 임원이 아닌 외부의 판사 출신을 상근직으로 두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분쟁조정의 실효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금융권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단 1건의 분쟁조정 결정에 따라 금융회사가 배상해야 하는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소액분쟁건은 아니었지만 지난 2018년 분조위가 즉시연금 분쟁에서 소비자의 손을 들어줬고 당시 보험사는 1조원 가까운 배상금 부담이 생겼다. 이에 불복해 보험사들이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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