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2명만 반대해도 금융지주 회장 '연임·3연임' 못한다

권화순 기자
2026.11.02 16:41

지주 회장, 선임·연임시 임추위 3분의2 이상·4분의3 이상 찬성 받아야
3연임 제한이나 임추위 만장일치안은 폐기.. 주총 특별결의 4분의3 찬성
iM금융, 황병우 회장 연임에 첫 적용될 가능성

금융지주 회장 선임 요건(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그래픽=임종철

금융지주 회장이 되려면 첫 선임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주주총회 특별결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특히 연임과 3연임 시에는 임추위 4분의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7명의 사외이사 중에서 2명만 반대해도 연임이 막힌다.

다만 금융지주 회장 3연임에 대해 아예 법으로 금지하거나 임추위 만장일치를 받도록 하자는 당초 안은 위헌 논란속에 폐기됐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정책협의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설명했다. 금융위는 금융지주 CEO(최고경영자) 선임 시 연임 횟수에 따라 임추위와 주총 특별결의 요건을 강화하는 개선안을 제시했다.

첫 선임시에는 임추위 구성원의 3분의 2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이후 주총에서는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이자, 전체 발행주식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연임시에는 임추위의 4분의 3이상과 주총의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전체 발행주식의 3분의1 이상)의 찬성이 각각 필요하다. 3연임 시에는 임추위 요건은 연임과 동일하게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주총 특별결의를 통해 4분의 3(발행주식의 절반 이상)의 찬성도 별도로 얻도록 했다.

이는 현행의 의결요건 대비 대폭 강화된 조치다. 현재는 이사회의 과반수 이상 동의를 얻고 주총에서는 역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는 일반 결의를 통과하면 연임, 3연임이 가능하다.

첫 선임부터 임추위에서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했다는 점에서 문턱이 올라간 것이다. 특히 연임부터는 임추위 멤버의 4분의 3 동의를 얻도록해 높은 허들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예컨대 7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추위에서 연임안이 통과 되려면 6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2명이 반대하면 연임이 무산되는 셈이다. 이는 3연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금융지주 회사별로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 BNK금융은 임추위가 7명(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됐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은 각각 5명, 9명이다. 하나금융을 제외하고는 모두 2명 이상이 반대하면 연임을 못하는 구조다.

주총 특별결의의 경우 3연임 문턱이 더욱 깐깐해진다. 역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대부분 8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연임이나 3연임을 했다. 4분의 3의 동의를 얻으려면 최소 75% 이상의 주주 동의를 얻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임추위 권한이 강화되는 만큼 임추위원장을 내부통제 책임을 지우는 책무구조도에도 넣기로 했다. 지배구조와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면 임추위원장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주총에서 회장 후보 추천사유에 대해 임추위원장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 회장 후보를 누가, 왜 추천했는지도 의사록도 기재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민주당과 금융위는 추가적인 당정 협의 절차를 거쳐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 전이라도 이르면 이달 안에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iM금융부터 새로운 회장 선임 절차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iM금융은 지난달 말 차기 회장 후보군을 6명으로 압축(롱리스트)했으며 이달 말에 추가로 후보를 압축할 예정이다. 내년 3월말 황병우 현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데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금융지주 회장 3연임을 아예 금지하거나 임추위에서 만장일치 찬성을 얻도록 한 초안은 사실상 폐기됐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연임하는 금융지주 회장을 겨냥해 "부패한 이너써클"이라고 직격한 이후 금융당국은 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막을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 과정에서 3연임을 법으로 막거나 임추위 만장일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여당에서도 위헌소지 논란이 불거져 한 발 후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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