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콩 생산 5년 새 2배 가까이 증가 불구 소비시장 확대는 여전히 숙제
-정부·생산자·가공업계 상생협약…계약재배·신제품 개발로 돌파구 모색

콩을 심는 일은 정책이 도왔지만, 그 콩을 사줄 시장은 충분히 자라지 못했다. 국산콩 생산이 늘어날수록 '어디에 팔 것인가'라는 질문이 무거워진 이유다. 정부가 이제 생산 확대를 넘어 소비시장을 키우는 데 정책의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콩 생산자단체 및 가공업계와 '국산 콩 소비 확대 및 수급안정을 위한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생산자와 가공업계가 직접 손을 잡고 국산콩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협약은 국산콩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에서 출발했다. 정부가 전략작물직불제 등을 통해 논콩 재배를 장려하면서 생산 기반은 확대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소비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콩 생산량은 약 15만6000톤으로 2020년 약 8만1000톤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생산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서는 성과를 거뒀지만, 늘어난 물량을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일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그동안 정부의 비축 매입은 농가의 판로와 소득을 지탱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정부가 생산된 콩을 계속 사들이는 방식만으로는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생산과 소비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재고 부담이 커지고, 이는 결국 생산농가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에서 주목할 대목은 생산자와 가공업계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연결했다는 점이다.
생산자단체는 가공업체가 필요로 하는 품질과 규격, 물량에 맞춰 국산콩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가공업계는 계약재배와 산지 구매를 통해 국산콩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국산콩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과 새로운 소비처 발굴, 공동 판촉활동도 추진한다.
농협두류전국협의회와 전국콩생산자연합회 등 생산자단체를 비롯해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 한국식품산업협회 등 가공업계가 참여했다.
정부와 생산자, 가공업계는 '콩 수급관리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과 소비 확대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9월 국산 비축콩을 ㎏당 약 1600원에 할인 공급했지만, 당시 수입콩 공급가격은 1400원 수준이었다. 정부 지원을 통해 가격 차이를 줄였음에도 국산콩이 상대적으로 비싼 구조다.
가공업계로서는 원료가격뿐 아니라 품질의 균일성, 안정적인 공급물량, 제품 판매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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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번 협약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계약재배 확대와 함께 가공업체가 국산콩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급·가격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두부와 콩나물 등 기존 시장을 넘어 새로운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넓히는 일도 중요하다.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은 "앞으로는 생산된 콩이 안정적으로 소비되고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소비기반을 함께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자와 가공업계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형 수급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