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은행권에서는 연말 대출 취급을 대거 중단하는 '셧다운'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집단대출을 은행별 총량 목표와 별도로 관리하면서 공급 부담이 줄어든 데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로 연말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은 중단했던 대출 상품을 다시 판매하며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0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83조6057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조7717억원 늘었다. 9월 1조2852억원 감소한 뒤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23조988억원으로 한 달 새 1조7005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도 6687억원 늘어난 108조8990억원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이미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넘어섰다. 목표 관리의 기준이 되는 5대 은행의 정책대출 제외 은행재원 가계대출 잔액은 10월 29일 기준 651조855억원으로, 지난해 말 643조8815억원보다 7조2040억원 늘었다. 8·13 대책 이후 확대된 연간 순증 목표 7조1319억원을 721억원 웃돈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대출 한도가 소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융당국이 8월 이후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 순증분을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목표와 별도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집단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52조2192억원에서 올해 7월 말 148조242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10월 말에는 150조1397억원으로 늘었다. 8~10월 증가분은 1조8971억원이다. 이 증가분을 총량 관리 실적에서 제외하면 5대 은행은 가계대출 잔액을 아직 1조8250억원 더 늘릴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은행권은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셧다운'이 잇따랐던 지난해 연말과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국민은행은 작년 11월 22일과 24일 각각 비대면, 대면에서 연내 실행할 주택 구입용 주담대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달 25일부터 영업점의 연내 실행 주담대·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막았다. 신한·우리·농협은행도 비슷한 시기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연말 대출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직방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559가구로 10월보다 30%,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감소한다. 수도권 물량은 4031가구로 전월보다 49% 줄고, 서울은 488가구에 그친다. 12월 전국 입주 예정 물량은 1만6211가구로 11월보다 늘지만, 4분기 전체로는 약 4만43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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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증가세도 상반기보다 둔화했다. 5대 은행 신용대출은 5월과 6월 각각 2조1741억원, 2조1550억원 늘었지만 10월 증가액은 6687억원에 그쳤다. 9월에는 1조3415억원 감소했다. 통상 연말 성과급 등 여유 자금이 대출 상환으로 이어질 경우 잔액 증가세는 추가로 제한된다.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도입했던 대출 제한 조치를 일부 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상품과 주택담보대출·주거용 오피스텔 갈아타기 신규 취급을 재개했다. 앞선 8월 농협은행도 변동금리형 주담대 신규 취급을 재개했다.
한 대형은행 고위 관계자는 "6~7월 가계대출 관련 각종 조치를 강화하면서 9~10월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며 "일부 은행은 연말까지 여유가 많아서 어떻게 채워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