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6000원 시대 오나...떨고 있는 영세 중소기업들

송정훈 기자, 전병윤 기자
2015.07.09 03:30

#경기도의 중소 자동차부품 업체 김모(58) 대표는 내년 최저임금이 현재 시급 5580원보다 인상되면 15명의 전체 직원 중 한국인 사무직원을 줄일 생각이다. 당장 정상적인 생산활동을 위해 10명 수준인 외국인 생산직원을 줄일 수 없어서다. 하지만 현재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외국인 근로자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6000만원 정도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경기침체 속에서 소위 3차 벤더(협력사)로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스비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 이어 인건비까지 늘어나면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결정이 노사 간 입장차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내년도 최저임금이 60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세 중소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종이나 규모 등과 상관없이 최저임금이 일률적으로 고율로 인상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 생존을 위해 고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는 266만명으로 전체 적용대상 근로자 1824만 여명의 14.6% 정도를 차지한다. 이중 대부분이 300명 미만 중소기업에 근무하며 90% 가까이는 30명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임금 지급 기업이 대부분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 소상공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앞선 사례처럼 이들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간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게 중기업계의 주장이다. 경기침체 여파로 근근이 생존을 이어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경기도 소재의 중소 목재생산업체 A대표는 "통상 중소 제조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근로자와 일용직, 임시직 등은 최저임금을 기본급으로 적용하는데, 잔업 등 각종 수당을 감안하면 월급여가 최저임금보다 휠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고율 인상 시 범법자가 되지 않으려면 다시 임금을 올려야 하고 이에 기존 한국직원들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을 줄여야 한다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3월 429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5.4%가 최저임금이 고율 인상되면 신규채용을 축소하거나 감원하겠다고 답했다.

구미산단에 위치한 영세 금형업체 B대표는 "6000원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도 가뜩이나 인건비 부담으로 확산되고 있는 TV나 휴대폰, 컴퓨터 부품 등 제조업의 생산라인 해외이전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중소기업계의 사정을 고려해 기업에 따라 일정 부분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논의돼야한다"고 말했다.

소한섭 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최저임금 인상 여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에 대해 정부의 자금이나 세제혜택 등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으로 연기한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와 함께 지역별, 규모별 차등화 등을 공론화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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