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 촉진을 위한 정부의 '액셀러레이터' 양성화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액셀러레이터의 재원 조달 창구로 개방한 엔젤투자자 사모펀드인 '개인투자조합'이 일반법인이나 외국인을 투자자로 유치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3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신생 창업기업 발굴·육성을 전담하는 액셀러레이터 지원을 위해 법제화를 마친 후 지난해 11월말부터 민간업체로부터 등록을 받고 있으나 현재까지 서류를 접수한 곳은 전무하다.
액셀러레이터로 공식 등록하려면 사업계획서와 사무실 확보, 상근 전문인력 보유 등을 포함해 각종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드는 물리적인 시간뿐 아니라 재원 조달 계획이 불투명해지면서 등록을 보류하고 있는 액셀러레이터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등록된 액셀러레이터에 한해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개인투자조합은 출자금 총액 1억원 이상으로 조합원수 49인 이하인 투자자로 구성된 엔젤투자자의 사모펀드격이다. 액셀러레이터가 개인투자조합 결성을 통해 투자자를 모아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조합의 경우 일반법인이 투자자로 참여할 수 없는 현행 규정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한 액셀레이터 대표는 "법인 자금을 모으지 않으면 소액의 개인 자금만으로 개인투자조합을 조성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지금까지 정책적 지원 없이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면서 자기자본으로만 투자해 재정여력이 바닥 난 상태라 개인투자조합 결성이 불가능하면 등록을 하더라도 정상적 운영이 힘들다"고 말했다.
액셀러레이터 연합체인 액셀러레이터 리더스포럼의 변광준 의장은 "액셀러레이터가 개인투자조합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조성해 관리보수를 받아야 2인 이상의 전문인력 확보 등 등록요건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경상비를 충당할 수 있다"며 "이런 현실을 반영해 일반법인과 외국인, 외국계펀드도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정부의 제도 개선이 이뤄진 뒤 등록하려고 관망하는 액셀러레이터가 적지 않다. 정부도 개선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개인 엔젤투자자가 갹출해 펀드를 만들어 위험을 분산하고 투자대상도 확대하기 위한 개인투자조합의 당초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일반법인의 투자 허용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1월말 미국 실리콘밸리의 '와이콤비네이터'처럼 신생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 활성화를 위해 법제화를 마련했다. 자본금 1억원 이상, 창업투자회사에서 3년 이상 창업기획 및 투자심사 업무를 담당한 인력, 초기창업자 지원을 위하 사무실 및 시제품 제작 지원장비 등을 확보해야 등록할 수 있다. 정부로부터 등록증을 받은 액셀러레이터는 양도세(차익의 10~20%)와 배당소득세 등을 면제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