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식 한샘 사장이 여직원 성폭행 논란과 관련 필요할 경우 검찰, 고용노동부, 국가권익위원회 등 공적 기관의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재발방지를 위해 조직 및 인사시스템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이영식 한샘 사장은 4일 서울 방배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회사가 생각해온 것과 제도에 갭(간극)이 있다면 빨리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사장은 "(이번 성폭행 사건은) 인사 쪽 취약점은 고용노동부쪽에서 진단이 나올 수 있고, 직원의 인권침해가 있다면 국가권익위의 판단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회사가 적절하게 책임 있는 조치를 다 했는지, 회사가 의도적으로 왜곡시킨 점들이 있는지에 대해선 검찰 조사도 받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초) 개별적으로 사안들이 있었다고 알고 하나, 하나 인사위원회도 열고 처리했다"며 "피해 여사원 한 명이 반복적으로 그렇게 됐었다는 걸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 사안에) 어떻게 대응해왔나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초기 경고음이 울렸을 때 (사내) 환경 자체를 많이 개선을 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샘은 사내 여직원 전담 고충처리위원회나 상담채널이 없고, 문제가 발생하면 연락할 수 있는 인사팀과 법무팀 전화번호만 안내하고 있다. 이 사장은 "가장 안타깝고 회사가 도덕적으로 잘못했다고 느끼는 부분은 2차(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뒤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있었어야 했는데, 도와줘야 할 위치의 인사팀장이 3차 가해자가 된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또 "회사 인사팀장은 우리 직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자질이나 행동 검증 없이 중요한 직무에 부적격한 친구를 배치했다"며 "앞으로 회사 내 고충에 대한 문제, 여성인력에 대한 상담 이런 부분에 더 적합한 사람을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피해자와 가족을 직접 찾아가 다시 한 번 사과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서면으로만 사과를 했는데 당사자가 괜찮다면 직접 찾아가서 사과를 하고 싶다"며 "이야기도 직접 듣고 (피해자가) 억울함이 있어서 (경찰 고발을) 요청한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한 그런 점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샘은 이 사장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진행 중이다. 회의에선 피해 여직원의 신상보호 및 내부시스템 점검, 재발방지 대책 등이 주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 사장은 "가장 중요한 건 회사가 진정성을 갖고 이 문제를 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피해 직원이 이제라도 회사를 믿고 건강하게 자기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와 기업문화 변화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샘 여직원 A씨는 최근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지난 1월 교육 담당자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또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진상 조사를 나온 인사팀장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거짓진술을 요구하고, 성폭행을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건 직후 경찰에 신고했고, 한샘은 같은 달 24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직원 B씨를 해고했다. A씨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인사팀장도 해고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B씨는 징계 내용에 대한 재심을 청구했고, 회사 측은 다시 인사위원회를 열고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경찰은 지난 3월 성폭행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