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찾은 경기 파주시 산림조합 나무시장(임산물유통센터)은 오가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적했다. 매년 봄이면 사람들로 북적였던 나무시장조차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를 빗겨가지 못한 것이다.
한창 분주한 오후 시간대였지만 나무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20여명 안팎. 주차공간이 10여대 정도로 협소했지만 복잡한 상황은 없었다. 조합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수도권 주요 나무시장인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40% 넘게 줄었다. 줄어든 발길만큼 매출도 급감했다.
다음 달은 식목일과 한식 등 묘목업계 대목이다. 보통 1년 판매의 60~70% 가량이 이맘때즘 이뤄진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1년 장사를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요가 줄면서 묘목가격도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인기 품종인 복숭아 등 주요 과실주 묘목가격은 3000~4000원 선으로 전년대비 절반가량 낮아졌다. 소나무 등 조경수를 찾는 문의도 끊겼다. A업체 관계자는 “묘목 판매의 대부분이 이뤄지는 피크(정점)”라며 “코로나19로 나무심기 행사도 전부 취소됐다. 게다가 한식 때 성묘객들도 줄어들면 사실상 올해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전국 묘목시장은 비슷한 상황이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나무시장은 전국에서 112곳만 열렸다. 당초 128개 조합에서 나무시장을 열겠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로 16곳이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산림조합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나무시장 개장을 포기했다. 나무시장을 열더라도 방문할 고객이 많지 않고, 업계 특성상 대다수가 중·장년층 수요가 많아 감염 우려도 높기 때문이다.
다음 달 식목일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산림청은 제75회 식목일 ‘내 나무 갖기 한마당’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나무시장에서 1만원 상당 묘목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상품권을 선착순 3000명에게 지급하고 있다. 지자체들도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식목일 행사를 최소화하거나 취소하는 분위기다. 미세먼지 문제로 강조됐던 나무 심기의 중요성은 코로나19에 밀렸다.
나무시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지만 당장 뾰족한 방법은 없다. 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난리인데 홍보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으로선 상황을 지켜보는 것 이외에 손 쓸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묘목업계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줄어든 묘목 소비를 늘리기 위해 올해 가을이라도 나무심기 행사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구매(수매)하는 묘목 품목과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을철인 9~10월에도 나무 심기를 할 수 있다.코로나19로 취소된 식수 행사를 이때 개최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묘목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대규모 행사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농수산업에 비해 소극적인 임업업계에 대한 경영지원자금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B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계속되면 문 닫는 묘목 업체들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