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 거래업체, 도박공간개설죄 vs 사기…어떤 법률의 적용을 받을까?

창조기획팀
2020.05.15 16:39

곽준호 법률사무소 청 대표변호사

‘동학개미운동’. 최근 언론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주가 지수가 하락하자 추후 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을 빗대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투자 상품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을 넘어서 원유 상장지수증권(ETN), 외환 차익거래 FX 마진거래 상품에도 뛰어드는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곽준호 대표변호사/사진제공=법률사무소 청

이 같은 투자 열풍에 힘입어 FX 거래업체들도 계속해서 생겨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를 통해 FX마진거래에 투자하는 경우 1200만원의 증거금 납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소위 ‘증거금 렌트 방식’을 이용해 개인이 별도의 증거금이나 스프레드(일종의 수수료) 비용 없이도 투자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에서는 사이트 운영방식에 따라 금융거래가 아니라 사행성 있는 도박이라고 보아 FX 업체 측에 형법 제247조 도박장소개설죄를 적용하는 경우가 있다. 구체적으로 도박장소개설죄가 적용된 업체의 사례를 살펴보자.

# A업체는 회원들이 입금한 현금을 사이버머니로 바꾸어 지급하고 회원들은 외화 환율차트를 바탕으로 등락을 예측하여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한다. A업체 측에서는 분 단위의 짧은 시간을 정해 회원이 베팅한 환율 등락이 맞으면 금액의 2배를 지급하고, 틀렸을 때는 베팅 금액을 A업체가 모두 가져가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다.

주식도 상승과 하락을 예측하여 투자하는 것이고 선물도 마찬가지다. 모든 투자 상품은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와 달리 위 A업체는 투자 시간을 매우 짧게 단축해 투기성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에서 형법상 도박의 성격을 갖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거래 실상은 외환 선물거래가 아니라 마치 홀짝 도박과 같은 게임에 가깝다고 본 것이다.

다음으로 사이트 운영방식에 따라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적용되는 사례를 살펴보자.

# B업체는 FX마진거래에 투자하여 수익을 내는 투자회사다. B업체는 FX마진거래를 분석하여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투자자들에게는 실시간으로 투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HTS를 제공했다. 그런데 실제로 HTS는 화면상에서만 움직이는 지표에 불과했고, 회사는 후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원을 선순위 투자자들의 원금 및 이자 지급에 사용하여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다.

조금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B업체가 사기죄 적용을 받는 핵심 쟁점은 무엇일까? 바로 ‘실거래’가 있는지 여부다. B업체는 실제로는 FX마진거래에 투자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실거래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여기에서 FX마진거래 투자는 단순 사기 아이템에 불과한 것이다.

정리하면 렌트 방식의 FX 업체를 운영할 때 본래 FX마진거래에서 사행성의 성격을 극대화 시키면 도박공간개설죄 등의 적용을, 실거래가 없으면 사기죄 등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두 업체 모두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어 기소되었다면 추후 선고형에 있어서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회원들의 수, 모집된 투자금액, 운영자들의 수익, 운영 기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나 기본적으로 실거래가 없는 사기죄가 더 큰 처벌을 받게 된다. 손실을 감수하고 베팅을 하는 경우와, 상대방을 신뢰하여 수익이 날 것이라고 믿고 투자를 하는 경우는 후자의 경우가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클 것이다.

렌트 방식의 FX마진거래는 사실상 법적 규제가 없어 사이트 개설이나 회원 모집에 제한을 받지 않으므로 수백 개의 업체들이 온라인상에서 공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렌트 방식의 FX마진거래를 금융상품으로 볼 수 없다는 내용의 2015년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본시장법으로 규제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렌트 방식의 FX마진거래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자 수사기관에서는 이를 규제하기 위해 새로운 법리 적용을 하고자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FX 업체를 운영 중이라면 이를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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