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창업을 통한 지속가능한 일자리창출 가능한가?

황윤경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
2021.07.01 16:56

고용 없는 성장시대를 맞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유일한 해법이 '창업'이라고 한다. 그런데 창업은 1년을 버티기 힘들다. 통계에 따르면 1년 생존율은 65%, 5년 생존율은 25%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몇 년 사이 없어질 일자리는 아닐진대 어떻게 창업이 해법이 된다는 걸까.

창업 활성화가 고용과 임금이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해답이 되는 데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용 없는 성장시대를 만든 기술발전이 있다. 기술발전은 양날의 검과 같아 기업 생산성은 증대하지만 일자리는 파괴한다. 대표적인 예가 AI(인공지능)다. 몇 년 전 글로벌 투자사 골드만삭스가 도입한 AI가 애널리스트 15명이 4주 동안 할 일을 5분에 해치워서 화제였다. 다시 말해 AI 1대가 수많은 애널리스트의 일자리를 없앤다는 것이다. 이런 파괴력은 가속화하고 있다.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도 아니다. 신기술을 도입하지 않으면 당장 경쟁에서 도태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신기술이 일자리를 파괴하면 우리는 그 신기술을 활용한 창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천만다행인 것은 일자리를 앗아가는 신기술들이 우리가 불가능하다고 믿은 일들을 가능케 하면서 새로운 수많은 사업적 기회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본 우주여행, 대체육, 자율주행을 현실에서 만나게 된 이유다.

더욱이 기술발전으로 창업이 쉬워졌다. 과거에는 제품·서비스 개발에 들어가는 기술을 대부분 자체개발해야 했지만 지금은 상당부분 아웃소싱하거나 오픈소스를 활용해 합법적으로 남이 만든 것을 갖다쓸 수가 있다. 가장 뜨거운 분야인 AI도 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많은 부분 공개됐다. 파는 것도 쉬워졌다. 이를테면 과거에는 매장 오픈부터 물류까지 다 구축해야 했지만 요즘은 아마존·쿠팡 같은 플랫폼에 올리면 된다.

창업이 쉬워졌다고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결코 아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전히 낮다. 그러나 성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축됐다. 이를테면 휴대폰에 탑재된 안드로이드는 구글에 매각되기까지 2년 남짓 걸렸고 전세계인의 방송, '유튜브'는 개발된 지 20개월 만에 2조원에 매각됐다. 스타트업의 성공이라고 지칭되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되는 시간도 과거 평균 20년이었는데 지금은 평균 10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배달의민족'도 설립 9년 만에 5조원대에 매각됐다.

이렇게 되면 창업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도 신기술로 인해 창업기회가 늘어나고 창업이 쉬워져 창업기업 수는 많아진다. 그럼 성공 가능성은 지극히 낮은 1%라도 성공 스타트업의 수는 많아지고 성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어듦에 따라 성공기업 수는 더 늘어날 것이다. 그럼 고용과 임금이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전세계가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열광하는 이유다. 물론 신기술이 파괴한 일자리와 똑같은 유형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신기술로 세상이 변화하는 것처럼 나도 변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직무 재교육이 필요한 순간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