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과 글로벌 도약을 돕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같은 정부 부처는 물론 VC(벤처캐피탈)와 창업지원 기관들까지 미국 실리콘밸리 현지에 거점을 만드는 사례가 최근 잇따른다.
17일 벤처·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아산나눔재단은 지난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 2225㎡(약 670평) 규모의 '마루SF'를 공식 개소했다. 재단의 첫 해외거점이며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과 실리콘밸리 사이에 위치해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11개 룸과 다이닝홀, 라운지 등을 갖췄으며 최대 3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미국 진출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이 최대 2년간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됐다.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자본도 기술도 아니라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용기"라며 "한국 창업가들의 글로벌 도약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내년 1월 개소를 목표로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에 스타트업·벤처캠퍼스(SVC)를 조성 중이다. SVC는 총면적 960㎡(약 290평), 2층 규모로 마련될 예정이다. 이는 2013년부터 운영된 한국벤처투자(KVIC)의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확장하는 것으로 중기부 산하기관인 KVIC,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창업진흥원, 기술보증기금 등이 입주해 스타트업 지원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김봉덕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SVC를 중심으로 미국 내 한인 스타트업 커뮤니티인 UKF(United Korean Founders)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기관과 협력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두 토끼 잡는' VC들, 미국 투자 보폭 확장
VC들의 실리콘밸리 거점 마련도 이어진다. 포트폴리오(피투자)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것 외에도 해외 유망기업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8월 중소기업창업지원법 개정에 따라 그동안 벤처펀드 약정액의 40% 이내로 제한돼 있던 해외 직접투자 한도가 완전히 폐지되면서 VC의 글로벌 투자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컴투스 계열 VC 크릿벤처스는 로스앤젤레스(LA)에 이어 두 번째 미국 지사를 실리콘밸리 중심에 위치한 팰로앨토에 열었다. 팰로앨토 지사장은 이종혁 이사가 맡았다. 이 이사는 실리콘밸리에서 한인이 주요 창업구성원으로 참여한 초기 스타트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한다는 목표다.
퀀텀벤처스코리아는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퀀텀프라임벤처스'를 설립했다. 김범수 전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부대표가 대표직을 맡았다. 김 대표는 대형 VC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극초기 단계의 기업발굴에 집중한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US'를 설립하고 지사장에 투자3본부 소속 남훈곤 상무를 임명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AI(인공지능) 시대에 들어 우수한 인력과 기술이 미국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며 "시기상 미국에서 직접 딜소싱(투자처 모색) 및 투자하기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드라이브를 걸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