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 수도권 쏠림 배경은...'서울행' 짐싸는 지역 스타트업

송정현 기자
2026.03.11 10:00

인재·자본·투자 네트워크, 수도권에 집중
지역 스타트업 성장과정서 반독되는 서울행
"중후기 지원할 AC·VC 비수도권 진출 필요"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지역 분포/그래픽=윤선정

코스닥 상장사 10곳 중 7곳이 수도권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역 스타트업이 인재 확보와 투자유치 과정에서 수도권 기업보다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으며,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본사를 수도권으로 옮기는 사례를 배경으로 지목한다.

11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1720곳(스팩·외국 소재 기업 제외) 중 1251곳이 수도권(서울·경기도·인천) 소재 기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72.7%에 해당하는 수치로, 코스닥 상장사가 사실상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의미다.

스타트업은 통상 시드투자 유치 이후 시리즈A, 시리즈B, 시리즈C, 프리IPO(상장 전 투자) 등의 투자유치 과정을 거쳐 IPO(기업공개)에 이른다. 이 같은 성장 단계를 감안하면 지역 기업이 후기 단계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업계는 그 배경으로 비수도권 창업생태계 인프라의 구조적 한계를 꼽는다. 인재, 자본, 투자 네트워크 등 핵심 성장 요소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기업이 스케일업 과정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구에 본사를 둔 지역 기반 벤처캐피탈(VC) 인라이트벤처스 관계자는 "기업이 상장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한데, 숙련된 인재 상당수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며 "지역 스타트업은 이런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만큼 수도권 기업보다 성장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후기 단계 펀드에 주로 투자하는 한 VC 관계자도 "R&D (연구개발) 인력은 카이스트나 포스텍처럼 지역 기반 연구 중심 대학 출신 인재 풀이 어느 정도 있지만, 기획·재무·마케팅 등 경영 인력은 지역에서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결국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본사를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투자유치 환경 역시 지역 스타트업의 성장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초기 보육을 담당하는 AC(액셀러레이터)와 VC 대다수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 데다 IR (기업설명회) 행사와 네트워킹 기회도 서울·경기권에 집중돼 있어서다.

국내 AC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를 이끄는 김정태 대표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투자자와의 꾸준한 접점과 반복적인 노출이 중요한데 IR과 네트워킹 행사가 대부분 수도권 중심으로 열리기 때문에 지역에 있는 스타트업은 VC 투자유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주목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는 본사 이전으로도 이어진다. 초기에는 지역 기반 정책자금이나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위해 비수도권에 자리를 잡더라도, 후속 투자와 인재 확보를 위해 성장 단계에서 본사를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김 대표는 "일부 기업은 지역성장펀드나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선정 등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초기에는 지역에 본사를 두기도 한다"며 "하지만 더 큰 투자를 받고 본격적으로 스케일업하는 과정에서는 다시 수도권으로 본사를 옮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IPO 등 후기 단계 투자에 특화된 VC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점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지역 기업이 후기 단계까지 성장하려면 AC와 VC 등 투자기관의 비수도권 진출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본다. 인라이트벤처스 관계자는" 지방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수도권으로 본사를 이동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를 바꾸려면 투자기관이 지역에 더 밀착해 초기부터 후기 단계까지 중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