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인 줄 알았는데…코에 '이것' 방치하면 후각 상실까지

비염인 줄 알았는데…코에 '이것' 방치하면 후각 상실까지

박정렬 기자
2026.05.02 11:13

꽃가루가 날리고 일교차가 큰 요즘 마르지 않는 콧물에 힘겨워하는 사람이 많다. 보통 알레르기 비염을 생각하지만, 증상이 오래가고 후각까지 약해졌다면 흔히 '축농증'이라 불리는 만성비부비동염을 의심해야 한다.

2일 대한비과학회에 따르면 비부비동염은 코 주위 빈 곳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겨 점막이 붓고 염증이 쌓이는 상태를 말한다. 코막힘, 콧물, 얼굴 통증, 후각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항생제 치료가 잘 듣지 않으면 만성 단계로 판단한다.

비부비동염의 치료에는 '비용종(물혹)'의 동반 여부가 중요하다. 비용종은 부비동염으로 인한 염증이 만성화되면서 정상적인 코점막이 부어올라 물혹처럼 자라나는 것을 말한다. 방치할 경우 코안을 꽉 채울 만큼 크기가 커진다. 비용종은 코안의 공기 흐름을 막아 극심한 코막힘을 유발하고, 후각 상피로의 향기 입자 전달을 차단해 후각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아예 상실될 수 있다.

김동영 대한비과학회 회장(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은 "만성비부비동염은 매우 흔한 질환임에도 단순 비염으로 오인되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후각 저하가 동반된 경우 비용종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성비부비동염 자가진단 체크리스트./사진=대한비과학회
만성비부비동염 자가진단 체크리스트./사진=대한비과학회

비용종이 동반된 만성비부비동염은 내시경 수술을 통해 염증과 물혹을 제거하고 코안의 통로를 넓히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수술 후에도 꾸준한 약물 복용, 비강 스프레이 사용, 코 세척 등으로 관리해야 한다.

천식을 동반하거나 흡연자인 경우 재발률이 높고 재수술하는 사례가 많다. 이때는 '듀피젠트'와 같은 생물학적 주사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염증 매개 물질(IL-4, IL-13)을 차단하는 항체 치료제로 염증 반응과 비용종의 크기를 줄이고 이에 따라 후각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만성비부비동염은 한 번의 치료로 완치되는 것이 아닌 고혈압·당뇨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김 회장은 "만성비부비동염은 고통스러운 병이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정기적인 이비인후과 방문 등으로 평소 코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