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회장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개정안)이 국회 법안심사 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는 추후 이 개정안을 다시 논의키로 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법안심사 소위원회는 11일 개정안을 검토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엔 중기중앙회장과 협동조합 이사장의 연임 횟수 제한을 폐지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행법상 중기중앙회장은 1회, 협동조합 이사장은 2회 연임할 수 있다. 정 의원은 "임원의 선출·해임 등 민주적 통제 장치가 총회와 정관을 중심으로 이미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연임 횟수를 법률로 제한해 조직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며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 의원들은 전날 이 안건을 다뤘지만 중기중앙회장 임기와 연임 부분에서 이견이 있어 추후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김기문 현 중기중앙회장의 임기 연장과 맞물리면서 관심을 받는다. 제23·24대(2007년~2014년) 회장을 지낸 김 회장은 2019년 제26대 회장으로 복귀해 2023년 제27대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2027년 2월 임기 종료를 앞둔 김 회장은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현재 김 회장의 연임 문제를 두고 관련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중기중앙회 노조는 개정안을 '독재법안'으로 칭하고 "협동조합의 공공성과 민주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한다.
제18·19대 박상희 회장, 제20·21대 김영수 회장 등 역대 중기중앙회장단도 "공적 자금과 정부 정책 사업을 수행하는 조직 운영 구조를 고려하면 중기중앙회를 민간 경제 단체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현행 법률이 회장 임기를 1회로 한정해 연임을 제한한 것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조직의 사유화를 방지하고 다양한 업종과 지역의 대표성이 순환되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로 도입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중기중앙회 산하 전국조합연합회와 전국조합, 지역조합, 사업조합으로 구성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 추진위원회(추진위)'는 개정안을 찬성한다. 추진위는 지난 10일 중소기업협동조합법상 임원 연임 제한 규정 폐지를 뼈대로 한 건의서를 정 의원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건의서에는 중기중앙회 전체 정회원이 80% 이상인 480개 조합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는 "연임 제한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조합원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선택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과도한 규제"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속 정부 정책과 긴밀한 연계 및 대기업과 상생 협력을 위해선 축적된 노하우와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의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산자중기위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중기부는 "특정 임원의 장기간 재임에 따른 조직 내의 폐해를 방지하고자 현행 연임제한 규정이 도입됐고 최근 '농업협동조합법' 등이 개정돼 다른 법률에 따른 조합장 연임제한이 강화되는 추세다"며 "중기중앙회는 공공성으로 인해 다른 경제 6단체들과 달리 인사혁신처에서 공직유관단체로 지정 및 고시하고 있어 이를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 관계자는 "예산 사업분야 아니면 (중앙회장 연임 관련) 개입 근거는 좀 약할 수 있다"면서도 "주관 부서에서 의견 표명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고서에서 언급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서 더 언급할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