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방서 23개 브랜드"…매출 150억·흑자 낸 'AI 식당'의 비결

송정현 기자
2026.10.10 06:00

[스타트UP스토리] 박준하 블리츠다이나믹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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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하 플리

외식 브랜드 23개, 직영점 10곳, 매출 150억원에 흑자전환.

프랜차이즈 가맹점 하나 없이 블리츠다이나믹스가 지난해 거둔 성적표다. 통상 외식기업이 가맹점을 늘려 몸집을 키우는 것과 달리 모든 매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비결은 하나의 주방에서 여러 종류의 음식을 생산하는 '멀티 카테고리' 전략이다. 삼겹살과 김치찜, 닭강정부터 국밥, 제육, 볶음밥까지 조리 과정이나 필요한 설비가 비슷한 음식들을 묶어 하나의 생산기지에서 만든다. 브랜드 기획부터 메뉴 개발, 생산, 판매까지 모두 직접 맡는다.

여러 브랜드를 한곳에서 운영하면 재고·발주·생산·인력관리의 복잡성은 커진다. 블리츠다이나믹스는 지난 5년간 매장 운영 전반을 디지털화하고 AI(인공지능)를 접목해 이를 해결했다. 재고 조사와 발주 등 운영 업무를 AI에 맡기면서, 프랜차이즈 없이도 직영점만으로 여러 브랜드를 운영하며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박준하 블리츠다이나믹스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만나 "외식업계에서는 직영점만으로 규모를 키우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일종의 상식이었다"며 "재고·생산·품질·교육·인사 등을 디지털화하고 AI에 맡긴다면 직영점으로도 충분히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과의 눈으로 바라본 프랜차이즈 왕국의 문제점"

박 대표가 기존 외식업과 다른 길을 택한 배경에는 개발자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대학 시절 창업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스타트업신에 뛰어든 그는 2016년 AI 기업 딥브레인의 초기 멤버로 합류해 AI 챗봇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블록체인 프로젝트 '네스트리'를 공동창업했다.

AI와 블록체인을 경험한 그가 다음 창업 아이템으로 택한 것은 의외로 외식업이었다. 박 대표는 "AI와 블록체인처럼 화려한 산업을 경험하고 나니 오히려 좀 더 펀더멘털하고 실물에 가까운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때마침 코로나19를 계기로 배달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온라인 인프라는 발전했지만 음식을 만드는 오프라인 인프라는 기존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공유주방과 로봇키친도 등장했지만 공간이나 조리 과정 일부를 혁신하는 것만으로는 외식업의 저마진·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어렵다고 봤다.

외식업 경험이 없었던 것은 오히려 기존 공식을 의심하는 계기가 됐다. 업계에서는 매장이 늘어날수록 직영점 관리가 복잡해지는 만큼 프랜차이즈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대표는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면 100이면 100 직영점으로는 확장하기 어려우니 프랜차이즈를 하라고 했다"며 "기존 외식업의 문법 안에서 사업한다면 프랜차이즈가 맞지만, 우리는 그 공식 자체를 깨려는 회사"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운영 전반을 디지털화하면 직영점의 확장 한계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 2020년 말 블리츠다이나믹스를 설립했다.

한 주방서 23개 브랜드…매출 30억→150억

블리츠다이나믹스 기업 개요/그래픽=윤선정

블리츠다이나믹스는 조리 공정과 필요한 설비가 비슷한 메뉴들을 묶어 하나의 생산기지에서 여러 브랜드의 주문을 동시에 처리한다. 현재 자체 개발·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는 23개다.

이를 위해 창업 초기부터 재고·생산·품질·교육·인사 등 업무 프로세스를 표준화해 시스템으로 옮겼고, LLM(거대언어모델)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AI를 접목했다. 현재는 필요한 재고와 식자재 배송에 걸리는 시간 등을 AI 기반 시스템이 계산해 발주 시점과 물량을 판단한다.

이 구조는 새로운 브랜드를 실험하는 비용도 낮춘다. 일반 외식업체는 신규 브랜드가 실패하면 매장 폐점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블리츠다이나믹스는 생산기지를 유지한 채 브랜드만 추가하거나 철수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이를 '패스트푸드 2.0'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맥도날드가 만든 패스트푸드 1.0이 음식을 빠르게 생산하는 방식이었다면 패스트푸드 2.0은 패스트패션처럼 콘텐츠 자체를 빠르게 출시하는 것"이라며 "브랜드를 빠르게 내놓고 고객 반응이 좋지 않으면 바로 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블리츠다이나믹스의 매출은 재작년 약 30억원에서 지난해 약 150억원으로 5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직영점을 2곳에서 10곳으로 늘렸고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회사에 따르면 각 지점에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가 배달 플랫폼 내 지역 맛집 랭킹에 진입하는 비율은 70% 이상이다. 현재 대부분의 매출은 직영점의 브랜드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에 입점시켜 배달 주문을 받는 방식으로 발생한다.

"AI 시대, 완전자율식당 선점할 것"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자율식당'이다. AI가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발주·생산을 관리하고 자동화 기기와 향후 휴머노이드가 조리를 담당하는 구조다. 국내 사업이 안정화되면 이르면 2028년 미국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배달 플랫폼 중심의 시장 구조 역시 AI의 등장으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은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직접 음식점을 검색하고 주문하지만 앞으로는 AI 어시스턴트가 소비자를 대신해 음식점을 찾고 주문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것.

그는 "AI 어시스턴트가 일상화되면 지금처럼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직접 식당을 찾고 주문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며 "그때 소비자와 직접 연결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오프라인 생산기지를 충분히 확보해 놓는 것이 목표다. 배달시장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점이 우리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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