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교 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 트리원이 우주비행에서 발생하는 골격근 위축 추적이 가능한 혈액 신호를 발굴해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10월호에 논문으로 게재했다고 19일 밝혔다.
생명체는 우주 환경 등 미세중력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체중 부하가 줄면서 골격근량과 근력이 감소하고, 근섬유 유형·에너지 대사·단백질 항상성 등이 광범위하게 재편된다. 그러나 현재의 영상 검사나 근력 측정 등 방식은 우주선 내 장비·시간·운영 여건 등으로 자주 시행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소량 혈액에서 얻을 수 있는 전사체 신호를 이행해 비행 중 근육 변화를 주기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연구팀은 ISS(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실제 미세중력에 노출된 세포의 유전자 발현 자료와 여러 우주비행 연구 결과를 통합 분석했다. 특정 실험이나 단일 임무의 결과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 다른 연구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분자 신호를 선별함으로써 결과의 신뢰도를 높였다.
그 결과 연구팀은 근육 단백질 분해, 성장 신호 조절, 근섬유 구조 변화 및 세포 스트레스 반응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혈액 접근형 후보 바이오마커 패널 18개를 제시했다. 이번 후보군은 우주에서 나타나는 근손실을 단순한 근육량 감소가 아니라 근육의 구조와 대사, 회복 능력이 함께 변화하는 과정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연구팀은 후보 신호가 특정 세포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와 사람의 근육세포 자료를 추가로 비교했다. 그 결과 근육 분해와 성장 조절에 관여하는 핵심 반응이 여러 실험 모델에서 같은 방향으로 나타나, 실제 우주 환경 자료에서 발견된 분자 신호가 근육 변화와 연결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우주비행 중 근육 상태를 소량의 혈액으로 반복 확인하고, 변화 양상에 따라 운동과 영양, 회복 프로그램을 조절하는 정밀 우주의학의 기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재호 트리원 대표는 "장기 우주비행 시대에는 근육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하는 것보다 혈액 속 작은 변화를 지속해서 관찰해 위험 신호를 앞서 포착하는 기술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실제 우주 환경에서 나타나는 분자 변화를 장기적인 건강관리 체계로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번 논문은 바이오마커 후보를 제시한 단계로, 현재 특정 질환의 진단이나 치료 결정을 위한 임상검사로 사용할 수는 없다. 다만 연구팀은 향후 바이오마커 변화와 운동, 영양, 약리학적 대응의 연계를 검증해 '측정–판단–개입'으로 이어지는 정밀 우주의학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