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영란법이 통과될 경우 정부와 국회 등을 담당하는 대관업무는 물론 홍보업무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 A사 관계자는 “법안이 아직 정식으로 통과된 것은 아니지만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규정들이 눈에 띈다”며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지장을 받지 않도록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계도 김영란법 제정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투명한 사회로 가기 위한 큰 흐름상 이 같은 법안이 추진되는 것 같다”며 “근본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모호한 부분 때문에 기업인이 처벌받지 않도록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3만원 이상 식사도 못하게 돼 있는데 그럼 앞으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기도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며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 경기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들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기획과 홍보부서 직원들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기준 등을 만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C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내용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등을 직원들이 알 수 있어야 한다”며 “혼란을 줄이기 위해 행동강령이나 모범 기준 같은 것을 만드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단체들도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공공기관의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업계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달하는 것까지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명확하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사안을 협회가 정부에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에도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 명확치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