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공고 서울메트로 2호선 전동차량 '저가 논란'

최우영 기자
2015.01.30 11:53

200량 교체사업에 2540억원 상당 예산 배정, 하청업체 '울상'

지난해 5월 2일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정차해 있던 전동차를 뒤따르던 전동차가 들이 받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같은달 3일 오전 양천구 신정동 서울메트로 신정차량기지에서 정비사들이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0량에 달하는 서울메트로 2호선 전동차량 입찰공고가 임박한 가운데 업계 예상보다 훨씬 적은 예산이 배정돼 '부실 전동차'를 양산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3일 조달청은 서울메트로 2호선 전동차량 200량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서울메트로가 이번 교체사업에서 전동차량 가격으로 책정한 예산은 2540억원이다. 1량당 12억7000만원 수준이다.

문제는 서울메트로의 신 차량 조건이다. 서울메트로는 교체 차량 사전 규격 요구사양에 '충돌흡수식 전두부 연결기' '내장판형 통로연결막' '비상시 전원공급장치' 등을 삽입할 예정이다. 이는 업계에서 '유럽형 고사양'이라고 불리는 스펙이다.

업계에서는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1량당 2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전동차 200량 가격은 4000억원이 된다. 이번 서울메트로의 가격 산출은 지난해 입찰 참여를 제안하기 위해 방문했던 중국 남차, 중국 북차 등의 견적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들은 내수용 전동차량을 1량당 12억8000만원 가량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이 아직 국내 업체들에게 전동차량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국내 시장만 열어줄 수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서울시는 최근 입찰 자격을 '국제조달협정' 가입국 업체로 제한했다. 중국은 이 협정에 가입되지 않아 입찰이 제한됐지만, 가격은 여전히 중국업체들이 내놓은 '견적'에 맞춰 입찰공고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중국산 부품으로 조립해 공급하는 12억8000만원 짜리 차량들은 안전장치 등도 미비해 그저 굴러가는 '깡통'에 불과하다"며 "서울메트로가 요구하는 대로 전동차량을 만들 경우 유럽, 일본 등의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고현대로템단독 입찰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대로템 역시 서울메트로 요구사양에 맞춰 1량당 12억원대 전동차량을 제작할 여력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달 현대로템은 코레일로부터 성남여주선 전동차량을 1량당 약 19억원에 수주했다.

서울메트로가 요구하는 가격 조건에 맞춰 2호선 발주가 진행될 경우 부담은 자연스레 하청업체들로 전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부품조달 등을 맡는 하청업체들은 단가에 맞추기 위해 저급 부품을 사용하고, 이는 서울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량 열차'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재난 대비 정보공유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서울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서울시의 책무'라고 말했지만 정작 1000만 시민이 이용할 전동차량 안전은 위협 받고 있다"며 "서울시가 관련예산 증액 등으로 시민 안전 위협, 하청업체 부담 가중 등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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