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이 포스코와 협력의 상징으로 보유하던포스코강판지분을 전량 처분한 데 이어포스코주식마저 모두 매각했다. 동국제강은 포스코 외에도 단순투자 목적으로 들고 있던 국내외 상장주식도 대부분 판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달 보유 중이던 포스코 주식 20만주(0.23%)를 모두 처분했다. 주식 매각은 포스코강판 주식 58만8000주(9.8%)를 신영자산운용에 매각했다고 공시한 지난달 19일을 전후로 이뤄졌다.
주당 매각 가격은 25만원대 초반으로 전체 5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처분으로 동국제강은 10년만에 430억원 가량 차익을 남기게 됐다. 동국제강은 2005년 해당 주식을 75억여원에 사들였다.
동국제강은 포스코 이외에도 투자목적으로 보유 중이던 일본 기업 JFE스틸 홀딩스(0.16%), 키스코홀딩스(2.22%), 한국철강(2.94%), 웅진홀딩스(0.45%), KTB투자증권(0.06%) 등 상장주식들과 신성컨트롤(3.17%), 에이스지앤월드(5.91%) 등 비상장주식 상당량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이 투자 자산 처분에 나선 것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동국제강은 연내 2700억여원의 사채 상환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204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1분기에만 581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현금 확보에 총력을 쏟아야 할 상황에 처해졌다.
1분기말 현재 동국제강은 2200억여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서울 수하동 본사인 페럼타워 매각으로 4200억원을 확보했다. 포스코강판과 포스코 지분 처분으로 600억여원이 추가됐다.
철강업계는 동국제강이 포스코강판에 이어 포스코 주식마저 처분하면서 동국제강과 포스코간 표면적인 유대 고리가 사라진 데 주목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8년 전 포스코와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지와 제휴 강화를 목적으로 포스코가 보유 중이던 포스코강판 지분을 사들였다. 포스코도 동국제강 자회사였던 유니온스틸 주식 100만5000주(9.8%)를 매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포스코로부터 후판 원료인 슬라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포스코 주식을 소량 사들였던 것으로 안다"며 "포스코가 여전히 동국제강 지분을 보유하고 브라질 제철소 투자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어 동국제강의 지분 처분이 양사의 유대관계를 소원하게 하는 원인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합병회사(동국제강) 주식 179만주(1.9%)를 보유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당장 동국제강 주식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