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규제프리존’서 지역성장 해법을 찾자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2015.12.18 08:39

다소 진부하지만 누가 뭐래도 지금은 개성시대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도시의 빌딩들, 자동차, 가전제품, 음식 등 모든 것이 그렇다. 디자인이나 편리성, 기능 등 어느 한 가지라도 차별화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는 중간도 못 가고 자칫 꼴찌가 되고 만다. 국가와 수많은 도시도 마찬가지다. 넓은 영토, 우수한 인적자원, 아름다운 경관, 고유의 먹거리, 세계 제일의 수출상품 등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독특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각 지역들은 개성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지역발전을 이끌어 줄 정책도 눈에 띄지 않는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들 모두 한 목소리로 기업투자와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야기하지만 국가적인 큰 그림은 보이질 않는다. 각 지역들도 어쩔줄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지역 여건에 대한 고려는 없이 남들이 하는 것, 좋아 보이는 것은 모두 하겠다고 아우성이다.

개성 없는 지역정책을 마냥 두고 볼 수 없는 이유는 한국경제를 둘러싼 위기론 때문이다. 세계경제 부진, 중국 성장둔화에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까지 겹치면서다. 예전과 같은 기적적인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저출산·고령화를 떠 안은 저성장, 이른바 뉴노멀 시대를 맞이한 지금,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지역발전정책 정책부터 변화해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6일 발표된 ‘규제프리존 도입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방안’은 시의적절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전국 14개 시도에 각각 2개씩 모두 27개 지역전략산업을 선정했다. IoT와 스마트기기, 에너지신산업, 타이타늄, 드론, 자율주행 미래차 등 미래성장 산업이 다수 포함됐다. 규제프리존은 14개 시·도별로 선정된 특화산업을 위해 엄종·입지 등과 관련된 모든 규제를 풀어주는 곳이다. 또한 재정, 세제, 금융, 인력 등의 인센티브가 패키지로 제공되고 중소기업 정책금융자금도 우선 지원 받는다.

규제프리존은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 기업 투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정책이다. 경제계의 기대도 크다. 개성은 자유로움에 출발하듯 기업도 자유로워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현할 수 있다. 규제프리존은 바로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지역산업이 개성을 발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지난 2013년부터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국가전략특구 제도를 도입해 지역단위의 과감한 규제개혁을 추진 중에 있다. 특정지역을 특정분야의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하고 해당지역에 한정해 의료, 노동, 농업 등의 규제완화를 시행해 기업투자를 이끌어내고 있다.

규제프리존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지역별로 선정한 특화산업에 대한 규제특례와 정부지원이 과감하고 파격적이어야 한다. 특화산업을 선정한 해당 지역에서 만큼은 그 특화산업과 관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각종 이해관계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규제도 특정지역에 우선적으로 과감히 특례를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 정책 실현의 속도도 중요하다. 일본이 드론·의료 부문 전략특구인 지바(千葉)현에서의 의료품 드론 택배를 허용하는데 걸린 시간은 한 달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각 지역에는 이미 수많은 혁신의 씨앗들이 뿌려져 있다. 전국에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구축해 시·도별 특화산업발전을 위한 마중물도 마련해 놓았다. 혁신의 씨앗들이 자라 지역발전과 국가겨쟁력 향상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규제프리존 도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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