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한석화는SK가 보유한 기술력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고 2020년까지 중국 3위 석화공장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시노펙에서 파견돼 중한석화 올레핀 사업부를 맡고 있는 왕첸 총괄은 "중국내 1,2위 화학공장과 차이가 별로 없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자신했다.
지난 14일 방문한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과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이 35대 65의 비율로 2013년 10월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출범한지 올해로 3년차인 공장은 1년만에 흑자를 냈고 2년차인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매분기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익을 기록하며 3719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총 영업익은 4000억원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추가 투자도 검토할 예정이다.
◇여유로운 부지, 풍부한 시장, 최적의 물류 환경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중한석화는 에틸렌 공장(NCC) 가동을 통해 연산 에틸렌 80만톤, 폴리에틸렌(PE) 60만톤, 폴리프로필렌(PP) 40만톤 등 총 약 250만톤, 20여 종류의 유화제품 생산한다.
부지는 297만5200㎡(약 90만평) 규모로 울퉁불퉁한 지형에 빽빽하게 공장이 들어선 우리나라와는 달리 정확하게 직사각형 모양을 띠고 있다. 가로 길이가 3km, 세로 길이는 1km에 달해 차를 타고 정문에서 공장 끝까지 난 직선도로를 5분넘게 달려야 11개 주요 생산 공정을 둘러볼 수 있다.
중한석화는 화학공장이 일반적으로 해안가에 위치한 것과 달리 내륙에 위치해 있다. 중부지역에 대형 에틸렌 설비가 부족한데다, 바로 옆에 장강이 흐르고 공장 내부로 철도가 연결되는 등 물류환경이 좋아 인근 1000km 반경의 시장 수요를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덕에 상업가동 첫해에 영업익 310억원을 거둬 시노펙을 깜짝 놀라게 했다. 보통 석화공장은 가동 이후 최소 3∼4년이 걸려야 수익을 낸다.
◇50년 노하우의 집약체, 시노펙은 철저한 벤치마킹
"중한석화는 SK가 지난 50년간 발전시킨 공정운영 노하우·안전관리·설비안정성의 집약체입니다."
이정훈 중한석화 실장은 SK가 보유한 공정 운영 노하우와 시노펙이 가진 장점을 합쳐 중한석화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노펙은 원료 확보 능력, 판매 네트워크, 중국내 대외교섭력 등을 보유해 시너지가 발휘됐다는 설명이다.
최태원 회장은 2006년 시노펙 CEO(최고경영자)와 합작 추진에 합의한 이후 10여차례 중국 정부와 시노펙 관계자들을 만나며 사업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시노펙은 수차례 SK 울산 컴플렉스에 전문인력을 파견해 벤치마킹에 매진했다. 왕첸 올레핀 사업부 총괄도 2011년 울산을 방문했다. 그는 "당시 울산 컴플렉스와 대전 기술원을 방문해 R&D(연구개발)센터에서 진행되는 수준높은 기술연구와 울산 공장에 적용된 첨단 자동화 시설로 중국보다 공장에서 인력이 30% 이상 덜 필요한 점이 매우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SK는 경쟁력강화 TFT(Task Force Team)을 꾸려 구매·생산·설비·기술·관리 등 기업경영과 관련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파견해 중한석화 지원에 나섰다. TF팀은 1년의 약 절반가량을 머문다. 올해는 1월말쯤 6명이 파견될 예정이다.
중한석화 설비는 국산화율 90% 이상에 도달했다. 11개 주요 생산 공정 중 에틸렌 크래커를 비롯한 8개 공정에 국산 기술을 적용했고, 에틸렌 공정에서 핵심 악축기 3기, 촉매제 등을 전부 국산화했다.
◇'원료 수급·저유가·공급과잉' 삼중고에도 경쟁력 확보
시작부터 중한석화가 탄탄대로를 달린 것은 아니다.
중한석화는 상업가동시부터 원료의 70%를 인근 우한 정유공장에서 공급받기로 했으나 공장에서 갑자기 원료 공급을 제한하는 바람에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결국 장강 주변 3개 공장으로부터 원료를 공급 받았지만 원료가 다양해지자 품질 차이가 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SK에서 파견된 TF 인력 및 중한석화 직원들이 이 문제에 매달려 결국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국제유가가 20달러대로 추락하고 중국내 석유화학제품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는 등 위기가 있지만 중한석화는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정훈 실장은 "중한석화가 위치한 호북성은 중국내 타 지역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은 곳이고 중국 정부가 장강을 중심으로 경제 전략을 수립하고 있어 위기 속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