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자부품 "생큐 브렉시트"…엔강세 반사익 기대

임동욱 기자
2016.06.30 14:07

2분기 들어 엔화가치 10% 이상 상승, 한국기업 경쟁력 더 세질 듯

사상 초유의 브렉시트 사태로 엔화가치가 최근 급등한 가운데, 한국의 반도체 및 전자부품 업체들이 '엔고'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업계 및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화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 4월 이후 이날까지 총 1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4일 브렉시트 이후 원화 대비 엔화 가치는 4.6% 올랐다.

이같이 엔화가치가 최근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반도체 및 전자부품 업체들은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그동안 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 영업을 펼쳐온 만큼, 우리 기업들이 '반격'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엔화강세로 우리 반도체 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마련된 것은 사실"이라며 "환율이 결정적 요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일정 부분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어 메모리반도체 시장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은 주요 생산시설이 일본 히로시마에 있다. 낸드플래시 메이커인 도시바 역시 생산시설이 일본 요카이치에 있다. 반도체 업계가 치열한 원가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화의 급격한 강세는 이들 기업들의 원가 및 가격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가치가 달러 가치보다 더 크게 상승할 경우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일본 반도체 경쟁사 대비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렉시트가 반도체 수요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지난 5월 한국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유럽 비중은 2.6%에 불과했다"며 "단기적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동안 '엔저'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자부품 업계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삼성전기는 주력 사업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분야에서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본 경쟁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크게 떨어뜨리면서 관련 MLCC를 맡고 있는 LCR(수동소자)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바 있다.

그러나 연초 이후 계속되는 엔화 가치 상승으로 삼성전기의 가격경쟁력 및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경쟁 상황을 감안할 때 '엔고'는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100엔당 원화 환율(오후 4시10분 KEB외환은행 고시기준)은 전날보다 7.94원 내린 1133.40원을 기록했다. 시장이 브렉시트 공포감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환율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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