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가 발목…포스코에너지 2800억 토해낸다

박준식 기자
입력 2017.02.02 16:54 수정 2017.02.02 16:54

사업부실화로 지난해 1200억 손실 추정…RCPS 투자한 진대제펀드 7년만에 원리금 반환권 행사키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가 포스코에너지를 상대로 7년 만에 투자원리금 약 2800억원을 상환받기로 했다. 스카이레이크는 삼성 출신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운용사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는 2010년 3월 국민연금기금 자금을 기반으로 포스코에너지에 지분 투자한 원금 2000억원과 연복리 4.89%를 적용한 만기이자 794억원 등 약 2800억원을 올 3월에 돌려받기로 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스카이레이크가 투자한 지분은 RCPS(전환상환우선주) 형태라 7년 만기를 채워 상환을 요구했기 때문에 계약에 명시한 원리금을 내어줄 의무가 있다"며 "회사 재원을 모아 늦지 않게 상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가 가진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032억원에 불과하다. 투자유치금 반환을 위해서는 수백억원의 운용자금을 제외하고 1500억원 이상의 금융권 장기대출이나 채권발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발전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에너지는 2010년을 전후로 국내에 전력대란이 발생하자 기업가치가 급등했다. 한국전력을 비롯한 공공 서비스 사업자들의 전력 공급이 수월치 않자 정부가 민간업자들을 육성하기로 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 것이다.

2009년 5086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 매출은 2013년 2조9012억원까지 6배 가량 늘었다. 상각 전 이익(EBITDA)은 2012년 한때 3839억원에 달했다.

당초 스카이레이크는 2010년 3월 투자하면서 3~4년 내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IPO가 미뤄지면서 자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2014년에는 보유 지분을 매각하려 하기도 했다. 스카이레이크는 동종업계 이큐파트너스 등과 매매협상을 벌였지만 실제 거래는 실패했다.

그러는 사이 포스코에너지의 사업들이 부실화됐다. 2013년 2조9000억원대에 달했던 매출은 2015년 1조9000억원대로 줄었고 지난해 매출은 1조7000억원대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00억원대로 예상된다.

실적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예상을 빗나간 전력시장의 수요공급 불일치에 있다. 전력대란에 놀란 정부가 민간 발전업자들을 대거 부양하며 전력 공급량을 늘렸지만 수요는 크게 늘지 않자 과잉생산이 문제됐고 전기료 단가인하 압력은 거세다.

여기에 그룹이 포스코에너지에 떼어준 신성장동력인 연료전지 사업이 사실상 부실화되면서 한해에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했다. 본업이 쇠퇴하는 와중에 부업까지 망가져 실적을 갉아먹는 셈이다. 2015년 900억원대 손실에 이어 2016년 연료전지 손실은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 연료전지 시설 전경 /=포스코에너지

7년 전 2000억원을 투자한 스카이레이크는 RCPS가 가진 보통주 전환권 행사를 미루다가 채권적 증권 특성을 활용해 원금과 이윤을 보장받게 됐다. 그러나 2012년 유상증자를 통해 취득한 보통주 1.44%(74만2116주, 원금 285억원)는 포스코에너지에 대한 매도청구권 등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다.

같은 시기인 2012년 8월 1624억원을 투자해 보통주 7.51%를 확보한 스틱인베스트먼트도 투자금 회수는 요원하다.

보통주를 보유한 스틱과 스카이레이크는 현재 실적향상을 위해 연료전지 사업의 분할 및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스카이레이크가 약 2800억원을 상환받으면 이후에는 스틱과 연대해 다시 2000억~3000억원 수준의 2012년 투자 원리금을 돌려받으려 할 것"이라며 "포스코에너지는 앞으로 수년간 빚 부담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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