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하면 이 시기를 더 앞당기겠다."
2020년 2월 4일 영국 런던과학박물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준비 행사에서 "2035년부터 휘발유, 경유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히며 이런 표현을 덧붙였다.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 중단 시기를 당초 목표였던 2040년보다 5년 앞당긴 것에서 나아가 보다 이른 시점에 내연기관 차량 시대를 종식시킬 의지를 보인 것이다.
존슨 총리의 말처럼 유럽 각국에선 1세기 넘게 이어진 내연기관 차량을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 차로 대체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고 있다. 유럽 주요 도시는 내연기관 차량의 종말을 앞당길 세금·통행 제한·차량 교체·보조금 지원 등 각종 정책을 실험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서울·중국 베이징시와 같은 아시아 도시도 내연기관 차량 보급을 억제하고 친환경 차량을 늘리는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런던은 2019년 4월 도심에 지정된 초저공해존(ULEZ, Ultra Low Emission Zone)에서 강도 높은 배출가스 규제를 적용하는 도시다.
런던 교통국이 도심의 공기 질 개선을 위해 ULEZ를 오가는 배기가스 배출기준 미달 차량에 12.5파운드(1만8000원)에 달하는 ‘매연세’를 내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반한 경우 최대 100파운드(약 152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서울시가 2019년 7월부터 종로구·중구 등 사대문 안 녹색교통진흥지역(16.7㎢)에서 배출가스 5등급 경유차 운행을 제한한 것도 이와 유사하다.
유럽 연합(EU) 본부가 있어 유럽의 수도격인 브뤼셀시(벨기에) 당국은 오는 2030년까지 시내에서 경유나 휘발유 차량이 다니지 못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같은 계획이다.
2024년 하계 올림픽이 예정된 프랑스 파리시도 내연기관차량 억제에 나섰다. 2025년까지 시내버스 4700여대 모두를 전기차나 바이오 연료 차량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최근 800대의 신규 전기버스를 도입한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올림픽 개최 전까지 노후 경유 버스를 신규 전기 버스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파리시 당국은 1∼4구에선 차량통행을 원칙상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부 전기 택시와 보행자 만 다니도록 하는 방안이다.
스페인 마드리드는 2000년 이전 생산된 휘발유차·2006년 이전 생산된 디젤차의 시내 접근을 2019년부터 제한하고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2022년까지 전기차 충전설비를 5만 기 이상 신규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공 충전시설 운영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각종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블룸버그NEF(BNEF)는 "내연기관 차량의 전세계 판매는 2017년 정점을 찍었고 일시적인 위기 후 회복을 거친 후 장기적인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