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문 열어봤자 손님 없다"…PC방 옆 감자탕집도 '임시휴업'

이재윤 기자
2020.09.01 06:00

원조 골목상권 '방배동 카페골목' 가보니

서울 서초구 방배 카페골목 입구./사진=이재윤 기자

"이미 진작에 망가졌어요. 코로나19(COVID-19) 때문에 앞으로 더 망가질 일만 남았죠. 요새 누가 카페거리 찾아와서 커피 마시나요."(서울 서초구 방배동 카페 골목 커피숍 점주 강 모씨)

31일 찾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카페거리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강화된 방역조치에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도심의 주요 골목상권 중 하나였던 과거의 모습은 오래전 사라졌고, 남겨진 곳들도 경영난에 허덕였다.

지난 30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방배동 카페골목 자영업자들은 곡소리를 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이용을 금지했고, 음식점도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하도록 했다.

중심도로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커피숍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다수가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들만 눈에 띄었다. 중심상권에서도 문을 닫은 곳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개인 커피숍들은 안쪽 도로로 밀려났고, 이마저도 운영은 쉽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 카페골목 전경./사진=이재윤 기자

30석 안팎의 커피숍을 운영하는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 시간에 손님이 10명씩은 찾아왔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미팅을 하는 손님도 없고, 60~7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골목 이름과 달리 커피나 차를 판매하는 곳보다 식당과 주점, 노래방 등이 밀집해 다른 상권과 차이가 없었다. 과거 서울 강남의 원조 골목상권으로 알려진 이 곳은 한적한 주택가 사이에 소규모 카페들이 위치한 이색장소로 인기를 끌었었다.

감자탕을 판매하는 한 점포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제한이 풀리는 다음 달 6일까지 임시휴업을 하겠다는 안내문을 걸어두기도 했다. 노래방과 PC방 등은 모두 집합금지명령에 따라 문을 닫았다.

서울 서초구 방배 카페골목 입구./사진=이재윤 기자

10년 넘게 카페골목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한 점주 A씨는 "따지고 보면 문 닫는 게 이득이다"라며 "문을 열어봤자 손님은 없다. 그나마 점심에는 주변 사무실 수요가 좀 있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무거운 상가 임대료를 덜어줄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50㎡(15평) 기준 1층 상가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가 250만~300만원 선이다. 권리금은 거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방배동 카페골목의 특색은 사라졌고, 불황과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치면서 상권이 많이 죽었다"며 "2~3개월씩 임대료를 깎아주는 소위 착한 임대인도 있지만 여전히 임대료가 가장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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