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전고체 기술 90점 근접…가격 낮추는 게 핵심"

에코프로비엠 "전고체 기술 90점 근접…가격 낮추는 게 핵심"

청주=김도균 기자
2026.04.09 18:40

[배터리체크포커스]<4>미래 배터리 쟁탈전 ⑥정현수 에코프로비엠 미래기술담당 이사 인터뷰

[편집자주] 배터리 산업은 한 때 '제2의 반도체'로 여겨졌다. 기업들은 수십조원을 투자해 전세계에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 부진과 중국의 굴기로 K배터리 밸류체인은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배터리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가능성을 진단해본다.
 정현수 에코프로비엠 미래기술담당 이사/사진=에코프로
정현수 에코프로비엠 미래기술담당 이사/사진=에코프로

"전고체 배터리(상용화 수준)를 100점 만점으로 본다면 현재 기술 수준은 이미 90점에 근접했다고 봅니다."

지난 4일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에코프로 본사에서 만난 정현수 에코프로비엠 미래기술담당 이사는 개발 중인 전고체 소재 기술 수준을 이같이 평가했다. 에코프로비엠 내에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정 이사는 "전고체 전해질의 경우 현재 파일럿 공장에서 연간 40톤 규모로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 파일럿 양산을 목표로 하는 고객사 납품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이 전고체 소재 개발에 본격 착수한 시점은 2021년이다. 기존 매출의 대부분이 양극재에서 발생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차세대 소재 발굴에 나선 결과 전고체 배터리를 핵심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2022년에는 오창에 수십 톤 규모 생산이 가능한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2023년부터는 국내 배터리 업체를 대상으로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초기 시장 수요는 현재 파일럿 설비로 대응한 뒤 단계적으로 양산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정 이사는 "본격적인 대량 양산 시점은 2029~2030년을 전후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양산(MP) 라인 구축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이 집중하고 있는 기술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이다. 고체 전해질은 크게 고분자계, 산화물계, 황화물계로 나뉘는데 이 중 황화물계가 가장 유망하다는 판단이다. 정 이사는 "황화물계는 액체 전해질 수준에 근접한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갖고 있고 성형성이 좋아 전극과의 접촉 특성이 뛰어나다"며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대부분 황화물계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 양극재 공장의 모습/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양극재 공장의 모습/사진=에코프로

양극재 역시 상용화를 염두에 둔 기술적 준비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 에코프로비엠은 니켈 함량 90% 이상의 하이니켈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 분야에서는 기존 하이니켈 양극재 표면을 코팅하는 기술만 확보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정 이사는 "이미 양극재 기본 구조는 확보된 상태로, 표면 안정화 기술을 고도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가격 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현재 고체 전해질 가격은 액체 전해질 대비 약 150배 수준으로, 이를 15~20배 수준까지 낮춰야 경제성이 확보된다는 설명이다. 정 이사는 "원재료 가격과 생산 공정 비용이 높아 가격 부담이 크다"며 "결국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경쟁 환경도 변수다. 현재 기술력에서는 국내 기업이 앞서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정 이사는 "국내 기술 수준을 90점이라면 중국은 약 70점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특히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이 위협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정 이사는 차세대 모빌리티, 휴머노이드 등 미래 시장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쓰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봤다. 전고체 배터리가 고밀도·고안정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방산 등 고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이 중요한 분야에 먼저 적용될 것으로 본다"며 "이후 프리미엄 전기차 등 전기차 영역으로 점차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에코프로비엠의 목표는 전고체 소재를 계기로 '종합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하는 데 있다. 양극재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전해질과 음극재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정 이사는 "양극재, 전해질, 음극재(실리콘)를 모두 아우르는 소재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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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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