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는 11월 집단면역 달성의 또 다른 변수로 지목된다. 지금까지 나온 백신으로는 예방효과가 낮아 변이 확산속도가 빠를 경우 이를 따라잡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변이도 잡는 백신 개발 역시 속도를 내고 있지만, 바이러스 역시 변이에 변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 변이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하기 전에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1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변이 바이러스 관련 발표를 하자,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연하고도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기존 변이바이러스와는 다른 이른바 '기타 변이바이러스' 확진자가 국내에서도 70명 이상 발견됐다는 것이 당시 발표 내용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유래 452R.V1, 미국 뉴욕 유래 B.1.526, 영국·나이지리아 유래 484K.V3 등이 '기타 변이바이러스'다. 아직 영국, 남아공, 브라질 변이 처럼 정식 이름이 붙지는 않았다. 방역당국은 "임상·역학적 위험도가 아직 까지 확인되지 않은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사실상 얼마나 위험한지 조차 "알기 힘들다"는 설명이었다.
이 같은 변이 위험성은 이미 지난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창궐하기 시작한 단계부터 경고됐다. 효율성(효과적 전파)을 끌어올리려는 바이러스의 진화는 불변의 공식이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에서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 영국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부위가 최근 2개로 재차 늘어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는 첫 발견부터 3개였다. 변이 발생 부위 갯수 만큼 예방이 더 어려워진다.
실제로 기존 백신으로 예방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확보됐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가 낮은 것으로 보고됐다. 옥스포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가 실시한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일반 바이러스 예방효과가 62~70% 수준인 이 백신의 남아공 바이러스 예방효과는 10%에 불과했다. 최근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 결과에서는 예방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은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마저 기존 바이러스 대비 남아공 변이에 대한 효과가 각각 12분의1, 10분의1까지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다행히 국내의 경우 이 같은 변이 확산 속도는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확인된 변이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아직 300명을 채 넘지 못한다. 누적 변이 확진자수가 현재 하루 평균 전국 신규확진자 숫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변이가 발생한 영국과 남아공 등 이미 '변이 우세종 ' 경고음이 들어온 곳 처럼 실제 집단 면역 달성에 걸림돌이 될 만한 확산 규모는 아닌 셈이다.
변이를 조준한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의외로 변이 바이러스를 노린 백신 개발이 쉽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경우 플랫폼이 안정화되면 코로나 변이에 맞춰 수정하는 것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보다 쉬울 수 있다"며 "(백신 개발사에서)수정 관련 개발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백신만큼은 글로벌 대형 업체들 보다 개발 속도가 느렸던 국내 바이오사들도 변이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속도가 급격히 올라갈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해외 사례처럼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될 만큼 세력을 넓히면 현존하는 백신의 예방효과가 떨어져 집단면역 달성도 그만큼 어려워 진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변이 확산에 앞서 기존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근본적 대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것이 변이 바이러스 대응과 맞물린다는 것.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변이 바이러스를 회피하기 위한 백신 전략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현재 계획된 백신 예방접종을 신속히 마쳐 변이가 더 우세해지기 전에 접종을 완료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