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곳이 탄소중립 잘하는 곳"…美 조지아가 뜨는 이유

애틀랜타(조지아))=최민경 기자
2022.01.03 06:50

[신년기획]에너지대전환-탄소중립 로드를 가다: 미국편 ⑥ 팻 윌슨 美 조지아주 경제개발국 장관 인터뷰

[편집자주] 화석 연료에서 청정 에너지로, 탄소중립을 향한 인류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습니다. 주요 국가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온난화로부터 지구를 구해내기 위한 에너지대전환의 큰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청정 에너지가 구현하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치열한 경제 전쟁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수소 등 청정에너지와 탄소중립 이슈를 주도해온 머니투데이는 2022년 새해를 맞아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중동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의 탄소중립 현장을 돌아보는 '에너지대전환-탄소중립 로드를 가다'를 연재합니다.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국 장관/사진제공=조지아주 경제개발국

"조지아주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의무 목표가 없는 몇 안 되는 주 중 하나인데도 태양광 설치 부문에서 미국 내 5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조지아주는 탄소중립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탄소중립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팻 윌슨 미국 조지아주 경제개발국 장관은 조지아주의 탄소중립 현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지아주는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외에도 태양광 원자력 등 주요 탄소중립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다.

조지아주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반면, 석탄화력발전소 등 탄소 배출이 많은 발전소는 줄어들고 있다. 윌슨 장관은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조지아주의 에너지 믹스에서 태양광 발전 비중은 대략 3%였지만 현재는 12%까지 올라왔다"며 "태양광 설치량 부문에서 미국 50개 주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는 탄소중립을 위해 1979년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30여 년만에 미국에서 원자력에너지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2년 내 조지아주 보글원자력발전소에서 2기의 원자로가 가동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원전을 무공해 전력에 포함시키는 행정명령에 성명했다. 윌슨 장관은 "조지아주는 미국에서 최근까지 계속해서 원자력 에너지에 투자한 유일한 주"라며 "탄소배출이 없고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는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생산 기지이기도 하다. 2018년 SK이노베이션이 1공장을 짓기 시작해 올해 연말부터 상업 가동에 들어간다. 2022년 2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21.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60kWh(킬로와트시)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약 36만 대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이다.

윌슨 장관은 "조지아주가 전기차 산업을 주도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한 것은 전기차·배터리 기업과 공급망을 주 안에 유치한 것"이라며 "결국 SK이노베이션의 투자가 조지아주의 전기차 산업 발판을 마련해줬다"고 말했다.

윌슨 장관은 "조지아주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는 물론 재생에너지 기업을 유치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며 "조지아 남부에 유치한 한화큐셀 모듈공장이 태양광 발전량을 늘리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한화큐셀 조지아주 휘트필드카운티 공장은 연간 1.7G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약 2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가정용 전기량 수준이다.

조지아주의 성과가 더 의미가 있는 것은 민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뤘기 때문이다. 조지아파워, EMC 등 조지아주 내 전력업체들은 모두 민간사업자다. 한국전력 등 공기업이 주도하는 한국과 달리 정부가 에너지 믹스 계획을 짜지 않는다. 윌슨 장관은 "조지아주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의무적인 목표가 없는 몇 안 되는 주 중 하나"라며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를 향한 모든 움직임은 민간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기업들이 조지아주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윌슨 장관은 "조지아주는 미국에서 법인세가 가장 낮은 축이고, 땅값이 싼 편인 데다 숙련된 엔지니어를 배출할 수 있는 대학 시스템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공항 등 교통·물류시스템에도 투자를 많이 해서 사업하기 최적화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업의 탄소중립 관련 도움 요청에도 적극적으로 응답한다. 페이스북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서 가동하는 데이터센터를 구상했는데 조지아주만 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윌슨 장관은 "조지아주는 페이스북에 100% 재생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주였다"며 "페이스북은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세워달라고 요청했고, 조지아주는 1000에이커(405만m²)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세울 수 있게 도왔다"고 말했다.

이는 조지아주가 공공서비스위원회(PSC) 제도를 운용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에서 선출된 PSC는 전력 관련 규제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전력업체가 태양광 발전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돕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게 지침을 만든다.

윌슨 장관은 "조지아는 주 내 전력업체들이 청정에너지 생산에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기업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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