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외 리스크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조직을 신설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조직 개편에서 경영지원실 지원팀 산하에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BRM(사업위기관리)그룹을 신설했다. 현재 사내에서 그룹장을 포함한 직원들을 인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 조직은 전사 차원에서 대외 리스크를 관리,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평상시에는 세계 각국의 정책 변화를 비롯한 공급망 변화를 점검하며 사업부별 조기 대응을 돕다가 사업 리스크가 발생하면 유관부서를 모집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BRM그룹을 신설한 배경에는 대외 리스크로 주요 사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물류대란, 원자재 가격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외 변수가 잇따르면서 사업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 관리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전담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분석이다.
길게는 2019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에 따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공급 차질 우려가 불거졌을 때부터 내부적으로 대외 리스크 대응조직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재계 한 인사는 "특히 최근 대외 악재로 TV·스마트폰 생산 지연과 가전사업 수익성 악화 등 사업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경영진이 사업부별로 조직된 위기관리 조직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MX(스마트폰)사업부 산하에 구매전략그룹,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산하에 글로벌 운영팀, 생활가전사업부 산하에 원가혁신TF 등의 조직을 두고 대외 위기 대응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위기관리 통합조직 신설을 두고 최근 글로벌 시장 상황이 그만큼 위태롭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핵심사업 부문인 반도체 업계만 해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제조공정에 필수적인 네온 가격이 22배 치솟고 액화 탄산 공급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등 원자재 공급망과 관련한 시장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450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장 상황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며 "대규모 투자 추진과 맞물려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생하는 대외리스크는 양상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여파 역시 산업 전반에서 다방면으로 발생한다"며 "(삼성전자 내부에) 컨트롤타워가 신설되면서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한 선제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