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 SK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K디스카운트' 깬다

미국 간 SK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K디스카운트' 깬다

김남이 기자
2026.07.11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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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원 자금 조달과 함께 미국 증시 재평가 기대...미국 기관투자·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안정성 상승 기대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기념해 미국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 광고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쳐)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기념해 미국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 광고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쳐)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SK하이닉스의 미국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은 당장의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는다는 의미가 크다. AI(인공지능) 시대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적 기업이지만 한국 증시에만 상장된 탓에 글로벌 경쟁사보다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는 판단이 ADR 상장의 배경에 깔렸다.

11일 SK하이닉스(2,180,000원 ▼6,000 -0.27%)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시장 ADR 상장의 주요 이유로 글로벌 자본시장과 접점 확대, 글로벌 동종업계와 평가 환경 균형 제고, 글로벌 인지도 향상, 미국 AI 생태계와 전략적 연계 강화 등이 꼽힌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통해 40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ADR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은 이자 지급과 만기 상환 의무가 없는 자본 확충 방식으로 재무 안정성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지 않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기업가치를 미국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평가 받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의 위상과 자본시장의 평가 수준 사이에 격차가 존재한다고 봤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앞세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 잡았지만 기업가치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경쟁사 마이크론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국은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주식시장으로 세계 주요 주식시장 대비 가치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형성돼 있다. 미국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은 22.4배로 한국 증시의 9.6배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사업구조가 유사한 마이크론의 지난해 기준 PER은 15.8배이지만 SK하이닉스는 11배 수준에 그쳤다.

SK하이닉스는 "격차의 원인 중 일부는 자본시장의 구조적 요인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국내 상장기업의 저평가는 국내시장과 미국 시장 간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DR 상장은 글로벌 자본시장 접근성의 제약 해소에 따른 평가 격차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기관 투자자 확보,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미국 AI 시장과 연결고리 강화
 SK하이닉스가 ADR 공모가격을 주당 149달러로 확정 공시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SK하이닉스 주가와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김금보
SK하이닉스가 ADR 공모가격을 주당 149달러로 확정 공시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SK하이닉스 주가와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김금보

아울러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통해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미국 기관투자자들을 새 주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연기금과 뮤추얼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중 일부는 자국 증시에 상장된 종목이나 ADR에만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해외 개인투자자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주요 지수 편입 가능성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미국 패시브 자금(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등이 규칙에 따라 기계적으로 운용하는 자금)이 추종하는 일부 지수는 미국 상장 종목에만 편입 자격을 부여한다. ADR 상장 이후 주요 지수에 편입될 경우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안정적으로 유입되면서 주주 구성이 다변화되고 주가 변동성도 완화될 수 있다.

또 단순 일회성 자금 조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미국 자본시장에 좀 더 유연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도 있다. 향후 추가 자기자본 조달이 필요할 경우 SK하이닉스는 한국 자본시장과 미국 자본시장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인지도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미국 상장 후 공시 체계에 따라 회사 정보가 지속해서 공개되고, 미국 주요 증권사와 리서치 기관의 분석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진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확대되면서 거래 유동성과 신뢰도 역시 높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AI 산업의 중심축이 미국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ADR 상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대부분이 미국에 몰려 있고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역시 미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를 목표로 각종 지원 정책과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자본시장 진출로 현지 고객사와 연결고리를 더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ADR 상장 자체가 단기간 내 기업 가치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은 평가 격차 완화를 위한 자본시장의 구조적 기반을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며 "실제 평가 수준은 사업 성과와 글로벌 자본시장 환경에 따라 결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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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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