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최종현 선대회장이 정립해 최태원 회장이 계승·발전시킨 그룹 경영철학 'SKMS(SK Management System: SK 경영관리체계)'를 올해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화두로 정했다. 그룹을 둘러싼 위기의 본질이 SKMS 정신의 퇴색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룹은 위기 극복의 방법론인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역시 SKMS를 통한 내실화가 선행돼야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달 말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서 SKMS를 화두로 그룹 내실을 다지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매년 6월 개최되는 경영전략회의에선 그룹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 전략을 논의한다. 경영전략회의에서 정해진 기조는 8월 이천포럼, 10월 CEO세미나, 연말 정례인사로 이어진다. 그룹 방향성을 정하는 핵심 행사다.
올해는 특히 경영전략회의의 화두가 무엇이 될지 재계 관심이 쏠렸다. 그룹을 둘러싼 사업 위기가 어느때 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핵심 먹거리로 집중 투자한 배터리 사업이 '캐즘(chasm, 일시적 수요정체)'에 직면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그룹 전반의 재무위기론까지 불거졌다. 때문에 그룹이 위기 극복을 위해 검토중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올해 회의에서 집중 논의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결론은 SKMS였다. 현재 위기가 근본적으로 SKMS 정신의 퇴색과 함께 깊어졌다는게 최 회장과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핵심 경영진이 내린 진단이다. 자율과 책임,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의 행복, 최고의 경쟁력 등 가치가 담긴 SKMS는 SK의 DNA로 통한다. 그룹 내에서도 조직 전반의 SKMS 정신이 흐려지면서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룹은 위기 극복의 '전술'격인 포트폴리오 재조정 작업도 SKMS 정신의 재무장 없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있다. 재계에선 이달 말 경영전략회의에서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구체적 안보다 SKMS에 입각한 재조정의 방향성이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신 구성원들이 선명한 목표의식을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SKMS를 어떻게 내재화할지에 관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그룹의 근간이자 기본인 SKMS로 돌아가자는게 핵심"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내실을 기해 위기를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