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저한세' 시행으로 삼성전자 등 한국 주요 기업의 세 부담이 커졌다. 우리 기업이 추가로 낸 세금을 한국 정부가 거둬간다면 기업 활력 제고 등에 재투자할 수 있지만 QDMTT(적격소재국추가세) 때문에 이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으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최저한세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 최저한세 적용 대상은 연결 매출액 7억5000만유로(약 1조원) 이상인 다국적기업이다. 시장은 국내에선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200~300개 기업을 글로벌 최저한세 적용 대상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재무제표에 반영한 약 4300억원의 법인세 비용은 우리 기업들이 내야 할 글로벌 최저한세 관련 세금의 '일부'일 뿐이란 의미다.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에 합의한 국가가 총 143개에 달해 기준을 충족하는 우리 기업 상당수는 추가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기업로선 세 부담이 종전보다 커지지만 이 기업의 '출신 국가' 입장에선 세수 확충에 도움이 된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최저한세에 따른 추가 세금은 최종 모기업 소재 국가가 걷기 때문이다. 이 경우 추가로 걷은 세금을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베트남 등 여러 국가가 과세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QDMTT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QDMTT는 글로벌 최저한세에 따른 추가 세금을 '최종 모기업 소재 국가'가 아닌 '사업장 소재 국가'가 확보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베트남처럼 다국적기업 투자가 많이 이뤄지는 국가로선 "어차피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을 피할 수 없다면 QDMTT를 도입해 추가 세금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QDMTT 도입 국가가 많아질수록 한국처럼 외국인직접투자(FDI)보다 해외직접투자(ODI) 규모가 큰 국가가 불리하다. 자국 기업이 내야 하는 추가 세부담 규모 대비 국가가 추가로 걷을 수 있는 세수가 적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직 QDMTT를 도입하지 않았다. 2023년 기준 한국 기업의 ODI는 633억8000만달러로 FDI(327억2000만달러, 신고 기준) 대비 2배 가까이 많았다.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 금액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외국 기업 투자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에 주목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과 함께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원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글로벌 세금 협정은 미국 소득에 대한 영외 관할권을 허용할 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과 근로자의 이익을 위한 조세 정책을 제정하는 우리 나라의 능력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 "글로벌 세금 협정이 미국에서 효력이나 효과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함으로써 우리 국가의 주권과 경제적 경쟁력을 회복한다"고 했다.
만약 미국이 글로벌 최저한세를 폐기하면 제도 전반이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 역시 자국 기업 역차별 우려를 고려해 제도를 유지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