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관세에 힘입어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향후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관세까지 확정될 경우 국내 철강 기업에 더욱 유리한 시장구조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산 후판 수입은 전년 동기(12만2907톤)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한 4만263톤으로 집계됐다. 2년7개월 만의 최저치였다. 중국산 후판에 4월부터 최대 38.02%의 잠정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효과로 분석된다.
이같은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중국산 후판 수입은 △지난 5월 6만2219톤 △6월 7만9730톤 △7월 5만5777톤 △8월 5만515톤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5월 16만720톤 △6월 10만6536톤 △7월 8만2813톤 △8월 9만7735톤이었던 것 대비 차이난다. 올해 4~8월 누적 수입량의 경우 28만8504톤으로 전년(57만7192톤)비 반토막났다.
반덤핑 관세 효과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향후 5년간 중국산 후판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판정했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저렴한 후판을 밀어내기식으로 판매하며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기업에 근심을 안겨줬었다. 중국산 후판 유통가는 톤당 75만~80만원 수준으로 국내산(톤당 90만~100만원) 보다 월등히 쌌다. 그런데 반덤핑 관세로 중국산 후판의 가격적 이점이 줄어들자 수입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업계는 이제 열연강판 관세 부과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 7월 무역위는 일본산과 중국산 열연강판 제품에 대해 최대 33.57%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건의했다. 관세 부과 확정이 임박했다는 기대가 업계에서 나온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일본과 중국 기업이 열연강판을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한국에 팔고 있다며 반덤핑 조사를 요청했었다.
열연강판 반덤핑 관세가 현실화된다면 그 효과가 후판보다 더 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은 138만톤이었고, 일본·중국산 열연강판 수입 물량은 359만톤이었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열연강판 시장은 수요 기준으로 후판 대비 약 1.5배 규모"라며 "수입 열연강판 물량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할 경우 국내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최대 28.5%포인트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우회수출 증가, 일본과 중국의 후판·열연강판 외 여타 철강 제품 밀어내기 등 풍선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것 역시 거시적으로는 좋을 게 없다. 국내 철강 업계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철강 제품 50% 관세 부과의 직격탄을 맞았다. 멕시코 정부는 한국의 철강·자동차·가전 등에 대한 50%의 관세를 거론하고 있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반덤핑 효과의 핵심은 인도네시아 등 제3국을 통한 우회수출에 대한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 여부, 건설 등 전방 산업의 수요 강도 등이 될 것"이라며 "제도의 실효성을 저해하는 요인은 여전히 상존하지만, 반덤핑 관세가 국내 철강 시장의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동인임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