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충청남도 서산시 광역 자원회수시설..지난해 말 준공한 서산·당진 생활폐기물 소각장
전망대·어린이 놀이시설로 관광자원화..1~5월 시민 약 2만명 찾아
폐열로 사우나·물놀이장 가동..폐열→증기터빈 판매로 5개월간 10억원 수입 '자원순환'

실내 어린이 암벽 체험 코스, 긴 미끄럼틀 '어드벤처 슬라이드', 탁 트인 통창 너머로 시원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와 카페. 영락없는 복합 문화공간 같은 이 공간의 정체는 하루 200톤의 생활 쓰레기를 태우는 '쓰레기 소각장'이다.

2025년 12월 준공식을 마친 충청남도 서산시 양대동의 '서산시 광역 자원회수시설'은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정면으로 깨뜨리고 있다. 서산·당진시에서 발생하는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소각하는 장소인 동시에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 자리매김 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찾은 이곳은 평일 오후임에도 가족·친구들과 삼삼오오 전망대와 체험시설을 둘러보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7세·4세 두 자녀와 함께 전망대를 찾은 서산시민 박소리씨(33세)는 "SNS에서 보고 알게 돼 처음 오게 됐다"며 "입장료와 음료값도 저렴한 데다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서 함께 시간 보내기에 매우 좋다"고 만족해했다. 아이들은 같은 건물 2층의 암벽등반 코스를 이미 즐기고 왔다고 했다. 그는 "쓰레기 처리시설이라는 느낌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시는 혐오감을 주는 시설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소각장의 가장 높은 구조물인 95m 높이의 굴뚝 상부를 전망대와 체험관광시설로 과감하게 리모델링했다. 이렇게 높이 94m의 전망대, 지상 30m 높이에서 출발하는 총길이 85m의 어드벤처 슬라이드, 길이 25m의 실내 어린이 암벽 시설이 알차게 갖춰진 공간으로 변모했다.
또 쓰레기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열원을 활용해 운영되는 237평 규모의 사우나·찜질방과 62평 규모의 어린이 물놀이 시설을 부지 안에 지었다. 이 시설들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양대장동주민 주식회사'가 민간 위탁을 맡아 직접 운영하며 지역 일자리 창출과 주민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효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서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주민편익 및 체험관광시설을 찾은 누적 방문객은 총 1만9689명에 달하며, 이 중 전망대 방문객만 1만4478명에 달했다. 전망대 입장료는 1000원에 불과하지만, 많은 이들이 찾으며 방문객 입장료 등에 따른 세외수입만 이 기간 약 2200만원을 기록했다.

서산시 광역 자원회수시설은 서산시와 당진시 두 기초지자체가 손을 잡은 '광역 자원순환'의 대표적 성공 모델이란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통상 단독 지자체가 소각시설을 지을 때보다 2개 이상의 지자체가 함께 추진하는 광역 시설의 경우 국비 지원 비율이 30%에서 50%로 확대된다. 총사업비 1056억 원이 투입된 이 시설에 더 많은 국비를 확보하며 예산 효율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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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분담도 적절히 이뤄졌다. 소각시설 자체는 서산시에 위치하는 대신, 타고 남은 소각재는 당진시 자원순환센터 내 매립장으로 반출해 처리하는 구조를 택했다. 박성수 서산시 자원순환과 자원시설팀장은 "지방에서 소각시설을 지을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주민 수용성 문제인데, 서산에서 소각을 담당하고 당진에서 매립을 맡는 역할 분담을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의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 시설은 자원순환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시의 수입원이기도 하다. 하루 200톤 규모의 폐기물을 처리하는 이 시설은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스토커 방식'의 소각로를 채택했다. 크레인이 반입된 쓰레기를 집어 투입구에 넣으면 쓰레기가 중력에 의해 아래로 떨어진다.
이후 소각로 바닥의 이동식 금속 받침대(화격자)가 1분에 약 1m 속도로 쓰레기를 천천히 앞으로 밀어내며 태운다. 이 과정에서 소각로 내부 온도는 1000℃까지 치솟는다.

이 고온의 열은 그냥 버려지지 않고 100% 자원화된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압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증기터빈을 통해 만드는 전기는 시간당 약 3.2메가와트(MW) 규모다. 생산된 전력 중 일부는 자체 냉난방 등 시설 운영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주민 편의시설에 공급하거나 한국전력공사에 유상 판매해 수입을 올린다.
서산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증기터빈을 통한 전력 판매 수입만 10억2500만 원에 달했다. 소각 후 남은 재에서 분리해낸 고철 판매로도 5300만 원의 추가 수익을 거두었다.
이 시설이 가동되기 전 쓰레기를 위탁 처리할 때 들었던 비용이 연간 1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력 판매 및 당진시 반입 수수료 등을 더해 연간 약 40억~66억 원의 시 재정을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 박 팀장은 "서산시는 장기적으로 이 열원을 인근 스마트팜이나 수영장 등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