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이 잘 오지 않고 살이 부쩍 찐 중년 여성이라면 '갱년기라 그런가 보다'며 당연하게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실제로는 갑상선(갑상샘) 질환으로 뒤늦게 진단되는 사례가 적잖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수면장애, 발한, 우울감, 피로, 기분 변화 등 폐경기 증상과 유사한 양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증상만으로는 두 질환을 구분하기 어렵고, 혈액검사를 통한 갑상선 기능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미묘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대사가 과도하게 활성화하면서 체중 감소, 손 떨림, 두근거림, 호흡곤란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반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추위를 많이 타거나 몸이 붓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특징입니다. 증상이 애매할 경우 추측보다는 혈액검사가 가장 정확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서는 대사가 증가해 식욕이 늘어도 체중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갑상선기능저하증에서는 기초대사량이 감소해 체중이 늘 수 있습니다. 해외 다수 연구에서도 갑상선 호르몬 감소가 기초대사량 저하와 체액 저류를 유발해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다만 저하증에서 나타나는 체중 증가는 지방이 쌓이는 것뿐 아니라, 수분 저류가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해조류를 많이 먹으면 갑상선암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신중한 해석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요오드 섭취가 많은 나라이지만, 해조류 섭취 자체가 갑상선암을 유발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단, 소변 내 요오드 농도가 과도하게 높은 경우 갑상선암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어, 해조류의 과도한 섭취는 주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일반적인 식생활 수준에서 해조류를 섭취하는 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앞둔 환자, 일부 갑상선 질환 환자는 의료진 지침에 따라 일시적으로 요오드 섭취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피로감과 체중 변화가 지속된다면 단순한 노화·갱년기로 넘기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는 게 권장됩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 손서영 인제대 일산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