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CEO 선임, 5년간 7조원 투자도"…현대차 '印 공략' 이유가 있다

유선일 기자
2025.10.18 06:00

[이슈속으로]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는 인도 뭄바이의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사진=현대차

"인도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데이' 이후 SNS(소셜미디어)에 남긴 말이다. CEO 인베스터데이는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경영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로 인도 현지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 시장 공략 가속화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인도에 총 4500억루피(약 7조2000억원)를 투자한다. 2027년 현지 생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전기차를 출시한다. 현지 전략 경형급(글로벌 A+ 세그먼트) 모델이다. 현대차는 이 모델에 대해 "인도 소비자를 매혹할 맞춤 디자인과 우수한 상품성을 갖출 첫 인도 특화 전기차"라며 "인도 현지 공급망을 바탕으로 차량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2027년에는 인도에서 제네시스도 출시한다. 이런 모델을 포함해 2030년까지 총 26개의 신차를 선보인다.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인도 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최근 인도법인(HMIL) 조직 개편도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다. 현대차는 HMIL 수장으로 타룬 가르그(Tarun Garg) 현 HMIL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내정했다. 무뇨스 사장은 "타룬 가르그가 HMIL의 29년 역사상 최초의 인도인 대표이사가 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혁신적인 리더로서 진보적인 비전과 인도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현시 시장 성장 가능성, 수출 거점으로서 역할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는 중국(1위), 미국(2위)에 이어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3위 시장이다.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고 있어 판매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2위인 현대차는 1위인 현지 기업 마루티 스즈키와 비교해 아직 점유율 차이가 커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인도는 현대차의 수출 거점으로서 의미도 크다. 현대차는 중동, 아프리카,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 권역을 전략적 수출 허브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HMIL 증시 상장 기념식에서 "HMIL은 인도 진출 이후 인도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며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R&D(연구개발) 역량을 확장, 2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인도 시장 공략 가속화의 또 다른 이유로 미국 시장 불확실성이 꼽힌다. 현대차는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으로 당분간 현지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다. 한미 정부가 관세 협상 후속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한국이 일본·EU(유럽연합)와 같은 15%의 자동차 관세를 언제 적용받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 업계는 현대차가 미국 시장 수익성 악화를 보완하기 위해 인도·중국 등 공략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