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뿐만 아니라 일반 D램과 낸드(NAND) 수요 증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내년 물량도 이미 '완판'된 상태로 AI(인공지능) 수요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9% 증가한 11조383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24조448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9.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2조5975억원을 기록했다.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본격화되고 AI 서버용 고성능 제품 출하량이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초로 10조원을 넘어섰다. 분기 매출도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률은 47%에 이른다.
HBM뿐만 아니라 고성능 일반 D램과 기업용 낸드 제품의 판매가 늘었다. AI 서버향 수요가 늘며 128GB 이상 고용량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낸드에서도 가격이 높은 AI 서버향 기업용 SSD(eSSD) 비중이 확대됐다. 낸드의 ASP(평균판매가격)는 전분기 대비 10% 이상 올렸다.
SK하이닉스는 "고객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급증했다"며 "HBM3E 12단과 서버향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판매 확대로 지난 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한번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HBM은 이미 주요 고객들과 내년 공급 협의를 모두 완료했다. 또 급증하는 AI 메모리 수요로 D램과 낸드 전 제품도 내년까지 고객 수요를 모두 확보했다. SK하이닉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자 최근 클린룸을 조기 오픈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한 M15X를 통해 신규 생산능력(Capa)을 빠르게 확보할 방침이다. 내년 투자 규모도 올해보다 늘릴 계획이다.
지난 9월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한 HBM4는 고객 요구 성능을 모두 충족하고 업계 최고 속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부터 출하를 시작해 내년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D램은 안정적으로 양산 중인 최선단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해 서버, 모바일, 그래픽 등 고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내년 6세대 공정의 생산을 늘려 제품과 원가 경쟁력 우위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낸드에서는 세계 최고층 321단 기반 제품의 공급을 늘려 고객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계획이다. 특히 수요가 증가하는 eSSD 공급에 집중할 예정이다. 최근 AI 서버향 수요 기회가 포착된 만큼 공정 전환 투자를 진행해 내년에는 321단 기반의 TLC(1개의 셀에 3개의 정보를 저장)뿐 아니라 QLC(1개의 셀에 4개의 정보를 저장) 제품의 공급도 확대할 예정이다.
고성능 DDR5와 eSSD 등 메모리 전반으로 수요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내년 D램의 수요가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낸드는 내년 10%대 후반의 성장이 예상된다.
AI 시장이 추론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AI 서버의 연산 부담을 일반 서버 등 다양한 인프라로 분산하려는 움직임도 긍정적 신호다. HBM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연산을 일반 D램과 SSD가 순차적으로 맡는 방식이다. 다수 사용자의 요청을 처리하면서 메모리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 중이다.
D램(HBM, 고성능 DDR5)뿐 아니라 낸드(eSSD) 수요에도 구조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최근 주요 AI 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잇달아 체결하며 AI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점도 수요 확대 요인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는 "AI 기술 혁신으로 메모리 시장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며 전 제품 영역으로 수요가 확산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 수요에 대응하며 AI 메모리 리더십을 공고히 지켜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