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보조금 부활 때문에 웃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한국은?

김도균 기자
2026.01.25 14:20
유럽 전기차 판매량 전망/그래픽=김지영

독일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재도입한 가운데 국내업계에서는 중국 배터리 기업에 유리한 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만큼 국내 배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향후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 연방 환경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확정했다. 2023년말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했던 독일이 2년만에 이를 부활시킨 것으로 순수 전기차(BEV) 기준 3000유로 지원이 기본 골격이다. 여기에 가구원수와 소득에 따라 최대 6000유로까지 늘어난다. 소득이 낮을수록 지급 규모가 커지는 구조로 이들 가구에서 주로 소비하는 저가형 전기차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도 보조금 혜택 대상에 포함되면서 자국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흐름은 독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대중국 무역 장벽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현재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대 45.3%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양측은 이를 폐지하는 대신 판매 차량 가격의 하한선을 설정하는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한선이 극단적으로 높게 설정되지 않는 이상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의 유럽 시장 내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책 환경 변화에 더해 시장 구조도 중국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저가형 전기차가 대거 출시되고 있어서다. 2만5000유로 이하 전기차 모델은 2024년에만 4종, 지난해에는 5종이 새로 출시됐다. 올해도 기아 'EV2'(예상가 1만6800유로), 르노 '트윙고'(Twingo·2만유로) 등 3종의 신모델이 추가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이 가격대 전기차에는 저가형 배터리가 쓰일 수밖에 없어 LFP 배터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도 유럽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약 374만대다. 전년(294만5000대) 대비 27.2% 늘어난 수치다. 올해 예상 판매량은 451만대로 20%대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유럽 주요국이 보조금 정책을 다시 꺼내 들며 회복세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구매 보조금 폐지에 따라 역성장 국면에 들어선 미국과 대비된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이미 확보한 유럽 내 생산 거점을 바탕으로 중저가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르노에 LFP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으로 폴란드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또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와 약 2조원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것도 긍정적이다. 업계에서는 중저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 일부 라인을 LFP 배터리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유럽 완성차 업체를 겨냥한 신호로 보고 있다. 삼성SDI와 마찬가지로 헝가리에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SK온은 국내와 미국에서 ESS용 LFP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전기차용으로도 사업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중국 기업의 공세가 강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국내 기업도 LFP에만 머무르지 않고 미드니켈 등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라인업을 갖춰 유럽 전기차 수요를 잡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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