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인센티브=평균임금" 대법 판단에 재계 술렁

박종진 기자, 정진솔 기자
2026.01.30 04:10

전직 삼성 직원 퇴직금청구소송… '기각' 1·2심 판결 뒤집어
직원수 12만5000명, 비용 증가 우려… "경영 불확실성 가중"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에 일부 성과급이 포함돼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오자 재계가 기업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일반적으로 각종 인센티브 등은 평균임금에 넣지 않는 조건을 전제로 재무계획 등을 짜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전직 삼성전자 직원 이모씨 등 15명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이씨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2심 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1·2심은 모두 인센티브가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성과급) 항목을 임금으로 보고 평균임금에 포함하면 동일한 근로자라도 연중 퇴직시기에 따라 평균임금 액수가 큰 폭으로 달라져 생활임금을 기초로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려는 퇴직금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삼성전자의 양대 성과급인 '목표달성장려금'(TAI·반기마다 지급)과 '초과이익성과급'(OPI·연 1회 지급) 중 목표달성장려금(목표 인센티브)은 평균임금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냈다. 지급규모가 사전에 어느 정도 확정됐고 근로성과의 사후적 정산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임금의 성격을 띤다는 논리다. 반면 OPI는 사업부별 경제적 부가가치 발생여부와 규모를 기준으로 지급되므로 근로자 개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다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사실상 인건비 부담이 늘었기 때문에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금액이 큰 OPI가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회사로선 그나마 다행인 셈이지만 국내 사업장 직원 수만 12만5000명에 달하는 만큼 전체적인 비용증가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도 다른 기업의 평균임금 관련 소송에 미칠 영향 등을 살피며 촉각을 세웠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판단기준에 따라 경영성과급의 평균임금성이 일부 인정돼 이에 따라 퇴직금 증가 등 산업계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경영성과급은 기업이 달성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근로의욕 고취를 위해 재량적으로 분배하는 보상으로서 앞으로 임금성 판단시 시장의 상황과 대외경제 여건 등 근로자가 통제할 수 없는 경영변수에 따라 지급된다는 점이 좀더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삼성전자 소송결과에서 드러났듯 기업의 인센티브는 종류가 제각각이기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오늘 삼성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와 서울보증보험 3곳에 대해 법원의 판단이 나왔는데 이 중 삼성전자 '목표 인센티브'만 평균임금으로 인정되고 나머지 경영성과급은 인정받지 못했다"며 "기업마다 인센티브 형식과 체계가 모두 달라 법원의 판단 역시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인센티브가 뒤늦게 법원에서 인정되는 경우 기업은 예상치 못한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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