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韓수입차시장 1위?…BMW·벤츠 '양강 구도' 흔들

강주헌 기자
2026.02.01 10:30
모델 Y. /사진=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올해는 정말 테슬라가 한국시장 수입차 연간 판매 1위를 할지도 모릅니다."

연초부터 이같은 위기감이 수입차업계를 뒤덮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과반을 수성해온 양대축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아성이 테슬라의 가파른 추격에 흔들리고 있어서다.

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총 30만7377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등록 대수인 26만3288대보다 16.7% 늘어난 수치다. 수입차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30만대 시대를 열었으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특정 브랜드의 독주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BMW가 7만7127대로 1위를 지켰고 벤츠가 6만8467대로 2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5만9916대를 판매하며 3위에 올랐다. 수치상으로는 3위지만 성장 속도는 압도적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1.4% 폭증했다. 같은 기간 BMW와 벤츠가 한 자릿수 성장률에 그치거나 소폭 반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주요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BMW는 2024년 28.0%에서 2025년 25.1%로 2.9%포인트(p) 줄었고 벤츠는 25.3%에서 22.3%로 3%p 하락했지만 테슬라는 11.3%에서 19.5%로 8.2%p 급등했다. 두 독일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은 47.4%에 그치며 2021년부터 유지해온 50% 점유율이 5년 만에 무너졌다. 테슬라가 벤츠를 2.8%p 차이로 바짝 추격하며 상위 3개사의 격차는 한층 좁혀졌다. 4위 볼보(4.9%)와 5위 렉서스(4.8%) 등 중위권 브랜드와의 격차도 크게 벌렸다.

테슬라의 약진은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인 모델Y가 주도했다. 모델Y는 지난해 국내에서 5만405대가 팔리며 수입차 단일 모델 판매 1위에 올랐다. 이는 벤츠의 주력 세단인 E클래스(2만8388대)와 BMW 5시리즈(2만3876대)의 판매량을 크게 넘는 수준이다. 모델3 역시 8825대가 팔리며 힘을 보탰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 전기차 10대 중 6대는 테슬라로 사실상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테슬라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면 이런 추세가 더 가파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는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을 낮춘 모델을 집중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델3 가격을 최대 940만원, 모델Y를 315만원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모델3 퍼포먼스는 693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인하되며 '6000만원 이하'로 내려왔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조금 지급 시기에만 테슬라 판매가 몰렸으나 이제는 브랜드 충성도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시 구매층이 두터워졌다"며 "올해나 내년 연간 판매 순위가 뒤바뀌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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